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의 확산으로 인해 국민들의 불안과 우려가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보건의료노조는 성명을 통해 <지금이 바로 메르스사태해결을 위한 새로운 골든타임>이라며 <청와대가 콘트롤타워를 맡아 재난대비 전국가적 총동원력을 발동하라>고 촉구했다.
8일 현재 확진환자가 87명에 이르고 6명이 사망했다.
노조는 <3차감염도 확대되고 있어 <지역감염>, <전국확산>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박근혜<대통령>이 6월5일 확진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국립중앙의료원을 전격방문하고 최경환국무총리권한대행이 확진환자가 경유한 24개병원명단을 공개했지만 너무나 뒤늦은 병원정보공개는 골든타임을 놓친 <뒷북행정>이고, <늑장조치>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는 메르스환자가 발생한 오염병원에 대한 정보를 진작 공개하고, 더이상 메르스가 확산되지 못하도록 철저한 방역망을 구축했어야 했다. 병원이름을 공개하지 않고 정보를 통제했던 지난 1주일동안 많은 국민들이 위험에 노출됐고, 메르스감염환자에 의한 접촉이 무차별적으로 이뤄져 초기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더이상의 메르스확산을 막고, 메르스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골든타임이 필요하다.>며 △청와대가 콘트롤타워역할을 맡아 재난대비 전국가적 총동원력을 발동할 것 △메르스감염환자와 접촉한 사람들을 전수조사하고 새로운 방역망을 구축할 것 △삼성서울병원에 대한 역학조사와 통제조치를 할 것 △공공의료기관에 대한 긴급지원체계 마련할 것 △민간의료기관의 대처능력을 높일 것 △3차감염확대와 지역감염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의료진감염차단 조치를 취할 것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지역주민이 함께 하는 방역체계를 구축하고 총동원령을 발동할 것 등을 촉구했다.
다음은 성명 전문이다.
지금이 바로 메르스 사태해결을 위한 새로운 골든타임이다! 청와대가 콘트롤타워 맡아 재난 대비 전국가적 총동원령을 발동하라! 새로운 방역망을 구축하고 치료거점병원 지원대책을 마련하라! 삼성서울병원에 대한 전면적인 역학조사와 통제조치를 취하라! 중앙정부-지방자치단체-지역주민이 함께 방역체계를 구축하라! 메르스 사태가 도무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확진환자가 87명에 이르고 6명이 사망했다. 3차 감염도 확대되고 있어 ‘지역감염’, ‘전국확산’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결국 박근혜대통령이 6월 5일 확진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국립중앙의료원을 전격 방문하고, 6월 7일 최경환 국무총리 권한대행이 확진환자가 경유한 24개 병원 명단을 공개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너무나 뒤늦은 병원정보 공개는 골든타임을 놓친 ‘뒷북행정’이고 ‘늑장조치’일 뿐이다. 정부는 메르스환자가 발생한 오염병원에 대한 정보를 진작 공개하고, 강력한 통제를 바탕으로 더 이상 메르스가 확산되지 못하도록 철저한 방역망을 구축했어야 했다. 병원이름을 공개하지 않고 정보를 통제했던 지난 1주일 동안 이들 의료기관을 이용했던 많은 국민들이 위험에 노출되었고, 메르스 감염환자에 의한 접촉이 무차별적으로 이루어졌다. 정부는 초기 골든타임을 놓쳤다. 그러나, 더 이상의 메르스 확산을 막고, 메르스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골든타임이 필요하다. 이에 우리 보건의료노조는 메르스 확산 방지와 근본적 해결을 위한 새로운 골든타임을 설정하고 다음과 같은 조치를 즉각 취할 것을 정부에 촉구한다. 첫째, 청와대가 콘트롤타워 역할을 맡아 재난 대비 전국가적 총동원령을 발동하라! 지금도 메르스사태와 관련하여 청와대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정부의 대응은 여전히 안이하며 주먹구구식이다. 정부의 책임있는 대처가 미흡하다 보니 국민들의 불안과 공포는 더욱 확대되고 있고, 메르스 감염은 통제불능의 상황으로 확산되고 있다. 급기야 지방자치단체들이 자체적인 대응방안을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초기 골든타임을 놓친 정부가 새로운 골든타임마저 놓쳐서는 안된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청와대가 직접 콘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위기대응수준을 ‘주의’단계어서 ‘경계’단계로 격상하며, 메르스 사태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공중보건의료인력을 전면 투입하는 등 재난 대비 전국가적 총동원령을 발동해야 한다. 둘째, 메르스 감염환자와 접촉한 사람들을 전수조사하고 새로운 방역망을 구축하라! 메르스는 전염병이다. 전염확산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감염환자와 접촉한 사람을 전수 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방역망을 구축해야 한다. 이를 통해 확인되지 않은 감염환자가 수많은 사람들을 접촉할 모든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모든 조치들은 사후약방문이 되거나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 수밖에 없다. 셋째, 삼성서울병원에 대한 역학조사와 통제조치가 필요하다! 국내 최고의 병원을 자랑하는 삼성병원에서 메르스환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것은 충격적인 사실이다. 33명의 메르스 확진환자가 발생한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35번 환자(의료진)의 의심증상이 발현되고 있었는데도 이틀이 지난 뒤에야 자가격리하였고, 확진환자 발생 사실이 제때에 보고되지도 않았으며, 직원들에 대한 마스크 착용을 금지시키는 등 안전대책도 미흡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그러나,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확산의 발원지가 되고 있는데도 정부는 응급실 내원환자 600여명에 대해서만 추적관리하겠다는 방침이고, 메르스환자 대량발생병원이 사실상 진료중단, 휴진상태인 데 비해 삼성서울병원만 유일하게 진료가 이루어지고 있어 ‘삼성감추기’ ‘삼성봐주기’ ‘삼성눈치보기’ 의혹마저 있다. 정부는 메르스 감염 확산 차단을 위해 삼성서울병원에 대해서도 정밀한 역학조사와 함께 전면적인 통제조치를 취해야 한다. 넷째, 메르스 치료거점이 될 수 있도록 공공의료기관에 대한 긴급지원체계를 마련하라! 정부는 6월 6일 국립중앙의료원을 메르스 치료를 위한 중앙병원으로 두기로 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메르스 사태에 대해 국가중앙병원으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며 헌신적으로 진료에 매진하였다. 정부는 국립중앙의료원처럼 공공의료기관들이 메르스 환자들을 안전하게 치료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메르스 치료거점병원으로서의 역할을 높이고, 이들 메르스 치료거점병원들이 최선의 치료를 할 수 있도록 시설과 장비, 보호장구, 인력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유사시 국가재난병원으로의 준비나 지원이 없었고, 기계들이 낙후되어도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눈치를 보며 장비보충 등이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이 이번 메르스사태 대응의 어려움을 낳고 있다. 우리 보건의료노조의 조사에 따르면, 국가 전염병과 감염 예방을 위해 제대로 준비하려면 수억원이 들어가야 하는 음압병실조차 지역거점공공병원 평가에 급급해 3천만원을 투입하여 시설을 급조한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지역거점공공병원 평가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실전에서는 써먹을 수조차 없다. 이런 허점투성이 감염대응책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 이번 메르스 대응 과정에서부터 지역거점공공병원들이 메르스와 같은 신종 전염병에 대처할 수 있도록 시설, 장비, 인력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다섯째, 민간의료기관의 대처능력을 높여야 한다. 이번 메르스사태는 우리나라 의료기관들이 신종 전염병 사태에 얼마나 취약하고, 감염관리가 허술한지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90%가 넘는 민간병원들이 신종 전염병사태에 대한 위기대응능력이 부족하고, 감염관리가 취약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민간병원을 이용하는 국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정부는 민간의료기관이라 하더라도 신종 전염병과 감염에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시설과 장비 구축, 인력 확보, 대응 매뉴얼 마련, 교육과 훈련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여섯째, 3차감염 확대와 지역감염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의료진 감염 차단 조치를 취하라! 메르스 감염이 모두 의료기관 내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은 안심할 문제가 아니라 의료기관내 감염이 너무나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현재 메르스환자 발생 양상을 고려할 때 의료진 감염은 지역감염으로의 확산을 매개하는 가장 위험한 고리이다. 따라서, 의료진 감염을 차단하는 것이야말로 3차 감염과 지역감염으로 확산을 차단하는 1차적 고리이다. 더군다나 사망자 대부분이 기저를 가진 고위험군 환자들이었는데, 고위험군 환자와의 접촉이 잦은 의료진 감염에 주의하고 집중하는 것은 사망자 발생을 줄이는 것에도 큰 의미를 갖는다. 정부는 지역감염으로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그리고 의료진의 안전을 위해 국립중앙의료원 등 메르스 환자를 직접 다루고 있는 의료기관과 의심환자가 집중될 수 있는 지역거점병원들의 의료진의 안전대책을 시급하게 수립해야 하고, 시설과 장비, 보호장구, 인력확충을 위한 우선적인 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일곱째,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지역주민이 함께 하는 방역체계를 구축하고 총동원령을 발동하라! 3차감염이 늘어나고, 관리 대상이 전국적으로 분포하고 잇는 상황에서 정부 보건당국의 인프라만으로는 메르스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책을 마련할 수 없다. 지역별로 광범위해진 관리대상에 대한 통제와 전국적인 대응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의 행정력과 인프라의 동원이 절실하다. 메르스 발생지역과 병원의 공개로 지방자치단체와의 사전적 대응이 가능하게 됨으로써, 지방자치단체의 행정력과 인프라를 동원하고 중앙정부-지방자치단체-지역주민의 방역체계 구축이 가능해진 만큼 보건당국은 지방자치단체별 컨트롤타워 구성을 적극 독려하고, 이를 통해 메르스 지역감염, 전국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효과적인 관리체계를 재빠르게 구축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는 ▲감시활동(지역감염의 가능성에 대해 항상 염두하고 의료기관을 비롯한 다양한 지역감염의 경로가 없는지를 확인) ▲조사활동(중앙정부보다 비교적 지역주민들에 대한 정보의 접근성이 뛰어난 만큼 지방정부의 행정력을 이용한 관심대상자에 대한 조사) ▲리스크 관리 커뮤니케이션 활동(괴담 등 잘못된 정보의 결합으로 나타나는 다양한 리스크에 대해 적극 소통) 등을 통해 메르스 확산방지를 위한 적극적인 활동을 전개할 수 있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가 이같은 행정력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중앙정부-지방자치단체-지역주민 3자가 연계된 메르스 방역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국내 감염내과 전문의가 150여명 밖에 되지 않는 점, 지역거점공공병원들의 감염병 대응에 대한 취약점, 보호자가 상주하고 감염관리에 허술한 병원 입원시스템 등 이번 메르스 사태는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의 부끄러운 민낯을 깡그리 보여주고 있다. 사스와 신종플루, 에볼라를 거쳐도 ‘요행히’ 넘어가면 그만이었고, 언제 그랬냐는 듯 잊어버린 ‘과거의 실패’가 메르스 사태를 맞아 ‘현재의 실패’로 재현되고 있다. 초기대응에 실패했지만, 그러나, 지금도 늦지 않았다. 지금이 바로 메르스 사태 확산을 막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새로운 골든타임이다. 2015. 6. 8.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
김동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