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사대책위(살인기업포스코·이지테크규탄, 비정규직철폐, 고양우권노동열사 투쟁대책위원회)>는 12일오후 포스코 광양제철소 소본부앞에서 <양우권열사정신계승과 투쟁승리를 위한 결의대회>를 열었다.
금속노조기관지 금속노동자에 따르면 열사대책위는 이날 포스코와 이지테크에 △포스코와 이지테크의 노동탄압으로 인한 죽음에 대해 책임인정과 사과 △노동탄압 중단, 재발방지 △불법파견 중단, 모든 사내하청노동자 정규직화 △산업재해 인정, 유가족 배상 등 4가지 특별교섭요구안을 전달했다.
열사대책위는 원청인 포스코가 직접 요구안을 받으러 나오지 않자, 30여분 소본부앞에서 <포스코는 직접 나와 요구안을 받으라>며 연좌항의후, 포스코 광양제철소 안내데스크에 요구안을 전달했다.
양동운 포스코사내하청지회장은 <우리 요구안을 받아들이지 말라고 했다. 우리가 직접 열사의 관을 들고 박근혜를 찾아갈 때까지 수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면서 <하청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몬 포스코와 박근혜의 동생 박지만에게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 목숨을 걸고 열사의 뜻을 이룰 때까지 투쟁해 반드시 해결하겠다.>며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이날 결의대회에 참석한 고인의 부인은 무대에 올라 발언하는 내내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부인은 <얼마나 괴롭혔으면, 얼마나 못살게 굴었으면 죽었겠나. 불쌍해서 어떡하냐>며 <포스코가 동료들을 사주해 사람을 투명인간 취급하고 동료들 사이에서 왕따를 하면서 일할 때 조끼도 못입게 했다. 하지만 남편은 단한번도 포기하지 않았다.>며 오열했다.
이어 <금속노조조합원들과 지역분들이 함께 해주고 있다. 그것이 제가 버틸 수 있는 유일한 힘>이라며 <효성아빠의 유언을 지키고, 포스코가 효성아빠의 주검앞에 진심어린 사과를 할 때까지 이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힘을 달라. 다시는 우리와 같이 가족이 아빠와 남편을 잃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앞서 11일오후2시에는 포스코 광양제철소1문앞에서 열사대책위와 유가족이 <양우권노동열사정신계승 및 투쟁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양분회장의 아들은 유가족발언을 통해 <곧 아버지의 생신이 돌아오는데 아버지 없는 생신을 맞이해야 한다는 게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포스코와 이지테크는 생전에 아버지가 노동조합원이라는 이유만으로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해왔고 인권유린으로 가족들의 삶마저 송두리째 흔들어왔다.>며 <열심히 바보처럼 일만할 때는 가족이라 해놓고, 동료들과 고통받는 사람들을 사랑해서 노조활동으로 부당한 것을 시정하라고 요구하면 해고, 징계, 협박, 왕따 인격모독을 끊임없이 행하고 탄압했던 것에 진심으로 사과하고 아버지의 동료들이 행복해질 수 있도록 아버지의 마지막소원을 들어줄 것>을 요구했다.
다음은 고양우권이지테크분회장이 남긴 <조합원동지들게 드리는 글>과 <박지만에게> 보낸 유서, 유가족의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유서] 조합원 동지들께 드리는 글 민주노총 그리고 금속노조 조합원동지 여러분 용기잃지 마시고 힘내어 가열차게 투쟁하여 저 간악한 정권과 자본을 무너떠리고 꼭 승리하십시오. 강력한 연대와 단결로 투쟁하는 것 만이 노동자들에게 승리를 가져다 주는 길일 것입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간절히 원하고 바라는 노동자 세상을 만들어. 우리 자녀들 그리고 후손들에게 물려줍시다. 그것이 우리에게 부여된 사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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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 박지만에게 한마디로 당신은 태어나지 말았어야 될 사람이었소. 당신은 기업가로서의 최소한의 갖추어야 할 기본조차 없는 사람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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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우권 노동열사 유족 기자회견문 아버지가 떠났다는 사실이 아직도 꿈만 같고 믿기지 않습니다. 저는 포스코에서 사내하청노동자로 성실하게 일하시던, 회사에서 그 어떤 모진 일들을 당해도 꿋꿋이 사랑하는 동료들과 일터를 지키시려 했던 사랑하는 아버지의 아들 양효성입니다. 곧 아버지의 생신이 돌아오는데 아버지는 곁에 없다는 게, 아버지 없이 아버지 생신을 맞이해야 한다는 게 너무 힘이 듭니다. 아버지께서는 평소에 ‘정직’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셨습니다. 오죽하면 저희 집 가훈이 ‘정직’입니다. 딱딱하다고 누군가는 생각할 수 있지만 저는 누구보다 아버지의 그런 강직한 성품을 많이 배우고 싶었고 자랑스러웠습니다. 이건 아니라고 생각하면 내가 피해를 보게더라도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고 부당하다고 말하고 고쳐나가는 분이셨습니다. 나만, 내 가족만 잘살면 되는 게 아니라 동료들과 지인들을 무척 챙기고 사랑하셨습니다. 또 회사의 너무나 모진 탄압에 떠나다는 동료들조차도 미워하는게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사정들도 있는거라고 언젠간 다시 같이 해야지..하며 따뜻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어머니께서도 같은 업체인 이지테크에서 8년7개월 동안 기숙사에서 직원들에게 밥을 챙겨주는 일을 하셨습니다. 고된 일을 버티는 힘은 그나마 따뜻한 밥한끼라는 생각에 열정으로 근무하셨습니다. 그러나 포스코 이지테크는 근무시간이 하루에 2시간이 안 된다는 이유로 주변동료들에게 강제 싸인을 시켜 그것을 증거라고 주장하며 퇴사할 때 퇴직금조차 주지 않았습니다. 9년여를 열정을 다해 근무한 직장에서 그렇게 쫓겨나듯 퇴사하면서 받은 마음의 상처와 고통이 채 가시지도 전에 새 출발하고 잘 살아보자고 시작한 가게에까지 찾아와서 퇴직금 다시 주고 아버지도 복직시켜 줄테니 아버지를 노동조합에서 탈퇴시키라는 협박을 하고 돌아가곤 했습니다. 심지어 어떻게 연락처를 알았는지 어머니 지인들에게까지 연락을 해서 노동조합 탈퇴하게 만들어달라는 협박한 일도 한두 번이 아닙니다. 노동조합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회사는 일거수일투족 가족들의 삶이 송두리째 흔들어왔고 누구보다 아버지가 마음 아파하셨습니다. 물론 사과한마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일하는 기간 동안 해고를 2번이나 당했습니다. 제일 상위 법원인 대법원에서까지 부당한 해고라는 인정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일할 때 조끼도 못 입게 하고, 조합원이라고 왕따는 기본이고, 회사가 일부러 현장사원을 사무실에 앉혀놓고 일을 시키지 않았으면서 대표이사가 찾아와서 비싼 월급 받아가면서 일하지 않는다고 타박하였습니다. 회사 관리자라는 사람들에게 더러운 냄새나서 같이 일 못하겠다는 모욕적인 말을 항상 들어야했고, 부당한 대우에 대해 시정하라고 요구하면 말대꾸한다고 감봉까지 당했습니다. 얼마나 정신적인 고통과 스트레스가 심하셨는지, 밤마다 악몽을 꾸면서 회사 사람들에게 쫓기는 내용의 잠꼬대를 가족들이 몇 번이나 들으며 밤잠을 설쳤나 모르겠습니다.
아버지께서 정신적으로까지 너무 고통스럽게 괴롭히는 포스코가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함께하는 동료들은 또 얼마나 힘드실지 차마 상상이 가지 않습니다. 약을 복용해야 잠이 드시고, 정신병원에 입원까지 해서 치료를 받는 아버지를 보며 참담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아버지께서 떠나신 뒤에 알 것 같습니다. 추운 겨울을 지나 봄바람이 따뜻하게 불고 여름의 열기까지 느껴지는 훈훈한 날씨입니다. 그런데 아버지께서는 차가운 몸으로 누워계십니다. 아버지가 너무나 보고싶습니다. 가족들에게 미안해하면서도 따뜻하셨던 아버지의 손길과 체온이 너무나 그립습니다. 아버지의 바램은 하나였습니다. 동료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랬습니다. 자신의 선택으로 다시는 동료들이 노동조합을 한다는 이유로 탄압받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일하면 일한만큼 배부르진 않아도 동료들이 배고프게 살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 후손들에게 물려주자는 것이었습니다. 아버지가 가고 난 뒤. 사실 아무 생각도 할 수가 없습니다. 제가, 또 우리 가족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얼까 고민합니다. 그것은 아버지께서 마지막으로 남긴 뜻을 우리가 끝까지 지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 아버지께서 선택했던 그 길이 가족들을 버리고 떠난 것이 아니라, 우리가 더 좋은 세상에 살게 하기 위한 희생과 선택이었다는 것을 알리고 싶습니다. 포스코에게 요청합니다. 이지테크에게 요구합니다. 누구보다 열심히 사셨던 아버지께서 편히 갈수 있도록 해주시길 바랍니다. 열심히 바보처럼 일만할 때는 가족이라 해놓고, 동료들을 사랑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사랑해서 노동조합활동으로 부당한 것을 시정하라고 요구하면 해고, 징계, 협박, 왕따, 인격모독을 끊임없이 행하고 탄압했던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시기 바랍니다. 아버지의 동료들이 행복해질 수 있도록 해 주시길 바랍니다.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시길 바랍니다. 함께해주신 동료, 지역분들, 금속노조분들게 감사드립니다. 꼭 진심어린 포스코와 이지테크의 사과를 받을때까지 함께 투쟁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05.05.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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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