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길환영신임사장이 KBS노동조합,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등 양노조의 반발속에 기습적으로 도둑취임식을 치렀다.

 

길환영사장의 공식임기시작은 24일이며 취임식은 첫출근일인 26일 월요일 오전10시로 예정돼 있었지만 23일 금요일 오후3시에 기습적으로 취임식을 진행한 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취임식이 시작되기 3시간전인 낮 12시쯤 사내게시판에 공지됐으며, 취임식은 KBS본관 TV공개홀에서 10분만에 끝났으며 사내방송을 통해 생중계됐다.

 

길환영사장은 취임사에서 본인이 ‘재직중 내부승진을 통해 사장이 된 첫사례’임을 강조하고 “KBS내에 보수와 진보로 일컬어지는 이념적 갈등, 보도 및 제작의 공정성시비, 직종이기주의 팽배와 선후배직원간의 갈등이 현재의 KBS내부모습”이라며 “우리 내부갈등으로 인해 KBS가 침몰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KBS사측은 기습적인 취임식을 치른 이유에 대해 “대선을 앞둔 중대한 시점에 전임사장퇴임이후 24일과 25일 이틀에 걸쳐 공영방송에 업무공백이 생길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양노조는 소식을 듣고 급히 취임식저지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들은 “취임도 하기 전에 도둑취임식”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성명을 내고 “취임도 하기 전에 취임식을 하는 사상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무엇이 그리도 켕겨 도둑취임식을 강행한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이어서 “그는 김인규특보사장과 함께 등장해 본부장과 부사장을 거치면서 KBS를 MB정권에 헌납했고, 올해초에는 새노조조합원들에 대한 부당징계를 주도하는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악행을 저지른 자”라며 “우리는 그를 반드시 몰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KBS노조도 성명을 내고 “편파불공정방송에 대해 반성이나 사과 대신 ‘도둑취임’으로 노동조합의 뒤통수를 치고 공정방송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마저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는 길환영을 우리는 결코 사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양노조는 다음주부터 길환영사장의 출근저지투쟁에 돌입할 예정이다.

 

강주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