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정치 〈강경할수록 자기훈련이 필요하다〉 … 문대골목사와 함께 한 〈별밤〉

〈강경할수록 자기훈련이 필요하다〉 … 문대골목사와 함께 한 〈별밤〉


이적목사·코리아연대의 농성 84일, 단전 7일째인 4월의 첫날 <별밤(별이 빛나는 밤에)> 1부는 기독교계의 존경받는 원로 한국기독교평화연구소상임고문 문대골목사와 함께 했다.  

이날 문대골목사를 초대손님으로 모시는 시간을 손꼽아 기다렸다는 <미녀책사 양책사> 양고은코리아연대공동대표가 <세월>호회의에 참가해 대신 한준혜농성단원이 사회를 맡았다.

전날 비가 오는 날씨에도 <세월>호유가족 유민아빠는 박근혜<정권>의 기만적인 <세월>호시행령을 원천무효할 것을 요구하는 피켓이 비에 맞지 않도록 몸으로 피켓을 덮고 광화문에서 단식농성을 하며 잠을 잤다. 유민아빠를 비롯한 유가족과 뜻있는 시민들은 416시간의 투쟁에 함께 행동할 것을 호소하고 있다. 양고은공동대표가 예정된 사회를 못보고 회의에 참가한 것도 이때문이다.

이어 사회자는 <저혼자만으로도 미모로 커버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쪽에 미모를 가지고 있는 <운동권 김태희>, <용감한 엄마>가 자리를 빛내줄 거다.>며 김정희농성단원을 소개했다. 사회자는 <굉장히 청순하고 가련해 보이는데 봄비가 내리는 날에 어울리는 여성이다. 그런데 하루 50~60개씩 팔굽혀펴기를 하고 농성단원 남성과의 팔씨름에서 이겼다. 동영상 조회수 600회를 넘겼다.>고 농담을 하며 분위기 밝게 행사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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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단원들에게 비춰진 문대골목사

한준혜사회자는 먼저 <문대골목사님 하면 떠오르는 기억, 농성단원들에게 비춰진 문대골목사님에 대해 이야기해달라.>며 농성단원이 말하는 문대골목사에 대해 듣는 것으로 시작했다. 그러면서 사회자는 <영어책을 늘 들고 다니는 모습, 책에 여러가지 색 밑줄이 쳐 있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고 답했고, 지영철단원은 <촛불기도회때 박정희에게 불호령 내리듯 말한 연설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상훈부단장은 <8층에서 목사님을 뵐때 항상 공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라며 <15센티미터 자를 대고 형광펜과 빨간펜으로 밑줄을 그으면서 항상 뭔가를 연구하신다.>고 답했다. 김혜영농성단원은 <문목사님이 우리 농성단원전체의 이름을 알고 계신다는 것, 국가정보원해외공작의혹제기기자회견때 발언을 요청했는데 망설임없이 흔쾌히 응해주신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김경구농성단원은 <처음에 굉장히 어려웠는데 우리가 두끼 밥을 먹을 때 <밥얻어 먹으러 왔습니다.>하고 밥을 같이 먹으면서 동네할아버지 같다는 생각을 했다.>며 생활과 실천 속에서 문대골목사가 준 사랑에 대해 이야기했다. 코리아연대는 평소 하던 하루2끼식사(조식단식)에서 최근 하루1끼식사를 농성규율로 정해 실천하고 있다.

농성단원들의 이런 답변들에 대해 문대골목사는 <아름다운 분석을 할 수 있는 것은 그런 아름다움이 여러분들 속에 있기 때문>이라며 <여러분들 속에 있는 것이 문대골을 그렇게 보게 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문대골목사는 함석헌선생과의 일화를 소개하며 <전태일 1주기추모예배때 빛이 함석헌선생을 둘러싸고 있었다. 정말 미스테리한 경험을 했다고 함선생에게 말했더니 함선생이 고마워하더라.>면서 <대골속에 빛이 없으면 함석헌에게서 빛을 볼 수 없지. 그 빛은 누가 만드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코리아연대를 만난 것은 내게 축복>

문대골목사는 <내 정도의 연령이 되면 조용한 거 좋아한다. 혼자 있고싶어 하고 소리내서 하는 기도보다는 묵상이 좋고 그런 게 깊어지면 현장으로부터 떠나려고 한다. 그러면 끝나는 거다.>라며 <우리 나이가 되면 역사보다는 조용한 현실이 좋아지는데 근간에 코리아연대를 만난 것은 내게 축복>이라고 말했다. 

또 농성단원들에게 <고맙다>라는 말을 전하며 <(농성이) 나를 일깨우는 계기를 만들어주었다.>고 지난 80여일간의 농성을 감회깊이 회상했다. 이어 <늙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농성을 통해) 역사로부터 돌아서지 않는 다짐을 하게 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덧붙였다.

문대골목사는 청중을 향해 <드리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며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갔다.




  

<전선을 형성하는 것 못지않게 자기와의 싸움을 반드시 해야>

문목사는 <여러분들이 쓴 글들을 보면 강경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강한 사람들이 꺾이지 않기 위해서는 자기훈련이 상당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농성단원들에게 <(외부와의) 전선을 형성하는 것 못지않게 자기와의 싸움을 반드시 해야 한다.>며 <그게 안되면 상당한 역할을 해도 역사적으로 기여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불의한 세력에 대한 저항, 그것을 빼면 허수아비라 삶이란 게 존재할 수 없고 한발짝도 물러날 수 없는 부분이지만 스스로를 닦는 훈련도 반드시 해야 한다.>며 <자기를 다듬는 훈련도 같이 해 나갔으면 하는 게 나이든 사람의 노파심>이라고 중요한 조언을 해주었다.

이밖에도 문대골목사와 오는 4월16일 1주기를 맞는 <세월>호참사에 대한 이야기와 극우주의자 조갑제를 상대로 <북인권얘기하는 사람이 민중이 고통받을 때 어디 있었냐.>며 호통친 사연, 한상렬목사에게서 <밥이 하나님>이라는 것을 배운 것과 <탐욕을 버리는 사람에게는 하늘이 독특한 입맛을 준다.>는 밥에 대한 철학, 기다림에 대한 철학 등에 사회운동과 삶에 대한 기독교계원로의 심오한 통찰을 엿보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철학적 깊이가 있으면서도 시종일관 유머를 잃지 않은 대화는 예정된 1시간30분을 훌쩍 넘겼다. 참가자들은 문대골목사의 강직한 성품과 항상 배우고 노력하는 삶의 자세가 묻어나오는 적지않은 일화들을 접할 수 있었다. 후대들을 향한 믿음과 사랑에서 흘러나온 애정있는 조언들에 참가자들은 아낌없는 감사의 박수를 보내며 1부 문대골목사와의 인상적인 대화가 끝났다.



 



모범생이 데모를 하게 된 사연

2부는 팟캐스트 <인턴스테파니>녹음으로 선배들과 후배들이 삶과 운동에 대해 편안히 대화하는 자리로 마련되고 있다. 이날도 얼마전 묵비단식결의서가 공개돼 많은 감명을 불러일으킨 강순영농성단원과 대학생·청년들이 만났다.

강순영농성단원은 <17살때 대학생언니가 놓고 간 민중가요책에 있던 <새세대청춘송가>의 가사가 마음을 뒤흔들었다.>며 <대학에 들어가면 당연히 데모하는지 알았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강순영농성단원은 고등학교때 학생팔을 부러뜨린 수학교사를 상대로 싸웠던 일화부터 처음 참가했던 가투(가두투쟁)인 <연세대노수석열사>집회에 참가한 사연을 비롯해 학생운동시절 신촌거리를 달궜던 투쟁일화들을 후배들에게 소개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해서 성실한 모범생이 데모를 할 수밖에 없게 됐는지와 학생운동시절 스스로 세우고 지킨 운동의 원칙들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냈다.

<미선이·효순이사건때 민중이라는 거인이 일어나는 경험>

강순영농성단원은 <하고싶은 공부도 있고 활동도 하고 싶다.>는 대학생후배의 고민에 대해 <어떻게 살고 싶냐가 관건인 거 같다. 사회시스템이 엉터리인데 정상적으로 산다는 것은 누군가를 딛고 올라서는 것이다. 과연 이런 사회에서 내 삶이 편안하면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라고 답했다. 이어 <공부하고 싶은 욕심이 나쁜 것은 아니고 여러가지 아는 것도 필요하나 단순히 먹고 사는데 쓰이면 안된다.>고 덧붙였다.
  
한 대학생은 <미래에 대한 걱정을 요즘 많이 하는데 오늘 조금 정리되는 기분>이라고 말했고 또다른 학생은 <나와 같이 활동하는 학생이 소수이나 함께 학생운동을 할 친구에게 오늘 내용을 듣게 하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강순영농성단원은 끝으로 <미선이·효순이사건때 민중이라는 거인이 일어나는 경험을 했다.>며 <무겁게 생각하지 말고 지금 자신의 주변부터 하다 보면 언젠가 거대한 물결과 만나게 될 것>이라고 다시한번 강조했다. 영화월간지 <COREA> 편집장출신이기도 한 강순영농성단원은 대학생들에게 꼭 추천하는 영화로 러시아혁명을 그린 <전함 포템킨>과 선거를 통한 혁명은 불가능하다는 역사의 교훈을 담은 <칠레전투>를 들었다.

오늘도 별밤2부는 새벽까지 뜻깊은 시간을 이어갔다. 

 








  


* 기사제휴 : 21세기민족일보
진보노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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