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농성단단장 김병동진보노동자회대표의 6일단식에 이어 개별적으로는 3일째, 연속으로는 9일째 단식투쟁을 하고 있는 김대봉2차농성단단원을 25일 만났다. 유민아빠 김영오씨의 영웅적 단식투쟁을 상기하며 비록 집단의 <릴레이>단식이지만 그 마음과 결의를 따라 배우겠다는 그의 말에서 2차농성단단원들의 정신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음은 인터뷰내용이다.
단식투쟁의 바톤을 이어받았는데 건강이나 상황이 어떤가?
몇번의 단식경험이 있다. 학창시절 단과대학생회장 때 학원문제로 1주일 단식투쟁경험이 있고 30대초반에도 한 기억이 난다. 최근에는 <세월>호문제나 노동연대차원에서 1일단식에 동참하기도 했다. 그런데 솔직히 40대를 넘어가면서 기간에 상관없이 체력적으로 쉽지는 않다. 확실히 건강을 위한 단식과 정치적 단식은 그 의미나 마음가짐에서 큰 차이를 느낀다. 최근 노동자들의 굴뚝농성 등의 투쟁방식은 그들이 선택했다기보다는 그렇게까지 하지 않으면 도저히 사회적 관심과 지지를 끌어낼 수 없기 때문에 자본과 <정권>에 강요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단식이라는 방식을 통해서라도 공안탄압분쇄에 대한 우리의 결연한 의지와 각오를 밝히고 싶었다.
현재 각오와 결의는?
40일이 넘는 유민아빠 김영오씨의 영웅적 단식투쟁이 참 인상적이었고 생각되는 바가 많았다. 자식을 잃은 아픔이 직접적인 동인이었겠지만 <세월>호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을 바라는 전국민적 염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비록 집단의 <릴레이>단식투쟁이고 유민아빠의 마음만큼은 아니겠지만 그 모범적인 투쟁을 따라 배우겠다는 생각이다. 현재 박근혜<정권>의 무능과 실정에 분노하는 국민들의 정서가 지지율에서 드러나고 있다. 오늘 신문을 보니 캐스팅보드를 쥐고 있는 40대의 지지율이 처음으로 30%대가 붕괴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의 농성도 박<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를 반영한 투쟁이라고 생각한다. 갇혀있는 농성투쟁이 아니라 부당한 공안탄압에 대응하는 공세적인 투쟁이고 또한 스스로 단련하고 혁신하는 과정이다.
2차농성의 의의는?
김병동단장이 앞선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1차농성투쟁의 성과를 그대로 이어가자는 것이다. 공안세력의 물리적 탄압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반드시 이 탄압을 이겨나가겠다는 마음이다. 그런 점에서 1차농성단의 끝은 2차농성단의 본격적인 시작이라고도 할 수 있다. 1차농성투쟁이 거점마련의 큰 역할을 했다면 2차농성투쟁은 이를 발판으로 연대력을 높여나갈 생각이다. 그런 과정에서 더욱 강고한 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다. 그래서 단식으로 시작했고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현재의 공안정국에 대한 생각은?
공안정국은 오래전부터 레임덕에 빠진 박<정권>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출로다. 공안탄압의 한축은 노동악법개정으로 노동자를 탄압하는 것이고 다른 한축은 보안법으로 자주통일세력을 탄압하는 것이다. 이미 어느정도 예상된 것이지만 <유신>시대를 방불케 하듯 이렇게 파쇼적으로 추진되는 것에 분노를 느낀다. 한마디로 우리사회가 살벌해지고 있다. 건전한 비판과 의사소통에 대한 합리적 요구가 박<정권>의 <종북>몰이와 공안탄압에 완전히 묵살되고 있다. 도저히 합리성과 상식을 찾아볼 수가 없다. 특히 미대사피습사건 이후 보여진 <정권>의 모습을 통해 단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보수언론, 수구단체들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분위기속에서 싸드(THADD)배치나 보안법개악, 테러방지법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을 보면 어느정도의 탄압양상과 패턴을 알 수가 있다. 중요한 것은 이에 맞선 우리의 태세이자 실천이다.
공안탄압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공안정국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연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굳건한 연대를 통한 강력한 실천만이 정국돌파의 유일한 열쇠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최근 결성된 민주주의국민행동은 그 의미가 크다. 진보개혁진영이 민주주의수호의 기치아래 단결하였다는 것은 현재의 공안정국에 꼭 필요한 연대체다. 다만 공안탄압에 대한 체감도가 천차만별인 상황에서 이에 대한 대응실천의 차이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기동성있게 실천해야 할 상황도 존재한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공안탄압저지시민사회대책위의 결성도 못지않은 의의가 있다고 본다. 직접적으로 탄압받는 단위들이 우선적으로 대응태세를 갖추고 실천할 때 더 폭넓은 연대가 가능할 것이다.
단식농성을 통해 느낀 점이 있다면?
공안당국이 우리를 치면 칠수록 강해지는 것 같다. 농성투쟁을 통해 그것을 확인했다. 작년 12월22일 코리아연대에 대한 압수수색은 그야말로 야만적이었다. 어린아이들이 있는 집에 무차별적으로 치고들어가고 노모를 감금하다시피 반강제적으로 입회시키며 온갖 불법과 인권유린을 자행했다. 하지만 이런 탄압을 받으면서도 우리는 더욱 세게 맞받아 투쟁해나갔다. 보통 위축되고 수세적인데 우리는 농성이라는 공세적 투쟁을 통해 탄압을 극복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 농성단원들과 코리아연대회원들의 투쟁의지가 그 어느때보다 높다. 한마디로 우리는 농성투쟁으로 강해졌고 더욱 강해질 것이다. 농성투쟁의 큰 의의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2차농성단은 그런 의의를 계승하여 더욱 전진해나갈 것이다.
최근 1차농성단이 <묵비단식투쟁>을 결의했는데 어떻게 보는지?
농성장의 내외정세가 긴박하게 돌아가는 것을 직간접적으로 느끼고 있다. 이에 대비해 1차농성단동지들이 <묵비단식투쟁>을 결의하고 있는 모습도 옆에서 지켜보았다. 실제로 체포되고 구속되면 고립된 상황에서 외로운 투쟁을 해나가야 한다. 쉽지 않을 것이고 힘든 과정일 것이다. 하지만 능히 이겨낼 것이라 확신한다. 1차농성단동지들이 결의하는 모습을 보니 서로에 대한 믿음이 확고하다는 것을 느꼈다. <묵비단식투쟁>결의는 서로에 대한 믿음의 확인이자 공안세력에 대한 선전포고다. 나 또한 같이 투쟁한다는 마음으로 싸울 것이다. 비록 공간은 다르지만 우리의 지향과 뜻은 하나로 통하고 있다. 10여명의 동지들이 동시에 벌이는 <묵비단식투쟁>은 공안당국을 전율케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마지막 한마디
우리농성투쟁은 지금 당장이 아니더라도 역사가 기억할 것이다. 이적목사님을 비롯한 1차농성단동지들의 투쟁과 실천이 백마디 말보다 더 큰 의미를 안겨주었다. 특히 농성이 수세적 투쟁이 아니라 공세적 투쟁일 수 있다는 표본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실제 주변에서 농성투쟁을 통해 희망과 신심을 얻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다. 1차농성단동지들이 책임있게 투쟁해온 만큼 2차농성단도 힘차게 투쟁할 것이다. 향후 정세흐름을 보면 민노총의 4월총파업을 통한 노동계급의 투쟁과 6.15남북공동행사를 통한 자주통일세력의 투쟁이 중요할 것 같다. 세상을 바꾸는 힘은 객관정세가 아니라 우리의 준비정도, 즉 주체적인 힘에 달려있다고 본다. 추운 겨울에 농성을 시작하여 봄을 맞이하고 있으며 각계각층의 민중들도 대중적 투쟁을 전개할 태세를 갖춰가고 있다. 2차농성단도 이에 발맞추어 더 힘차게 투쟁해나갈 것이다.
* 기사제휴 : 21세기민족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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