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항쟁은 미완이다. 구체적으로, 6월항쟁은 승리하고 12월대선은 실패했다. 이 둘을 합쳐 넓은의미의 6월항쟁이라고 하면 그 항쟁은 미완이다, 미완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 그 절반의 승리 덕분에 훗날 김대중·노무현정권이, 그 절반의 실패 때문에 노태우·김영삼·이명박·박근혜<정권>이 생겨났다. 따라서 박근혜<정권>을 퇴진시키는 투쟁은 6월항쟁의 미완을 완성하는 길이 된다. 27년만에 말이다.
6월항쟁의 견인차는 청년학생이었다. 청년학생은 6월항쟁을 승리로 이끈 주력군이었다. 당시 아직 준비되지못한 노동계급은 6월항쟁의 승리로 열린 유리한 공간속에서 7·8·9월노동자대투쟁을 벌였고 그 성과로 민주노조들이 대거 조직되고 전노협에 이어 대기업연대회의·업종회의를 결합시켜 민주노총을 건설하는 결정적 계기·동력이 됐다. 그리고 27년이 지난 지금은 <6·7월항쟁>을 노동계급이 이끌고 있다. 노동계급은 영도계급·주력군답게, 이 신자유주의시대의 최대희생자답게 오늘의 항쟁을 앞장에서 힘차게 추동하고 있다.
청년학생은 대안정치세력이 못되기 때문에 수구정권을 개혁정권으로 바꿀 뿐이다. 허나 노동계급은 대안정치세력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수구정권을 개혁정권으로 바꾼 후 진보정권으로 다시 바꾸거나 경우에 따라 수구정권을 바로 진보정권으로 바꿀 수 있다. 실제로 노동계급은 1990년대중반 노동법개악반대투쟁의 성과를 1997년 국민승리21, 2000년 민주노동당 건설의 동력으로 삼았다. 진보정당파괴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 거의 15년간이나 민주노동당·통합진보당을 존재하게 하고 국회의원들도 배출하게 한 비결도 다름아닌 노동계급에 있다.
다만 정말로 통합적이고 혁신적인 진보정당이 못되면 이번 6.4지방선거처럼 참패하며 집권의 희망은커녕 존재자체를 유지하기 어렵다. 다시말해, 진정으로 노동계급을 비롯한 민중의 정치세력화가 이뤄져야 하고, 그럴 때만이 이 통합·혁신진보정당의 기관차역할을 기대할 수 있는 거고 민주노총을 비롯 각계진보대중단체들과 나아가 개혁단체들까지 합세해 큰덩어리의 통일전선체를 결성해 결정적인 대중항쟁을 펼치며 진보정권을 세울 수 있는 거다. 이번 <6·7월항쟁>을 통해 이룩해야 할 당면목표는 박근혜<정권>퇴진이지만 차후목표는 바로 이 통합·혁신진보정당창당을 통한 진보정권수립이라는 점을 한시도 잊지말아야한다.
조덕원
*기사제휴 : 21세기민족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