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스트레스와 우울증에 시달리던 서울도시철도공사 기관사가 지난 18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년6개월동안 기관사 3명이나 운명을 달리했다.
공공운수연맹 서울도시철도노조는 23일 오전 서울시청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이은 기관사들의 자살사고를 방치하고 있는 김기춘도시철도공사사장과 이희순운영본부장은 책임지고 사퇴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즉각적인 조치를 할 것”을 촉구했다.
노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도시철도공사는 만성적인 죽음의 사업장이 돼버렸다”면서 “지난 1년간 자살을 떠올린 ‘자살사고군’ 기관사는 33명에 이르고, 일반인에 비해 5.6배 높은 외상후 스트레스장애유병율에 일반인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공황장애유병율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직장내 상사동료와의 갈등인 ‘관계갈등’, 정해진 규정에 따라야만 하는 ‘직무자율성’, 노력에 대한 정당한 댓가인 ‘부상부적절’이 물리환경 못지않게 자살사고에 높은 영향을 준다”면서 “도시철도의 조직문화, 관리자들의 행패가 기관사자살에 주요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1년6개월전 고이재민기관사의 죽음에서 책임자처벌을 통한 인적쇄신을 요구했고, 9개월전 고황선웅기관사의 죽음앞에 책임자처벌, 조직문화쇄신을 다짐하며 싸웠지만 김기춘사장과 기관사분야의 총책임자인 이희순운영본부장은 조금도 다치지 않았고, 관리자들, 상급자들의 태도는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면서 ”그 결과는 고정재규기관사의 죽음으로 돌아왔다“고 개탄했다.
계속해서 “김기춘사장과 이희순운영본부장은 재발방지를 위한 2월7일 노사합의사항의 절반도 지키지 않고 있다”면서 “기관사들은 현장의 소장과 하급관리자들의 낡은 조직문화와 인격적인 모독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박원순서울시장은 3명이 기관사목숨에 대한 책임을 질 것 △세기관사의 죽음에 이르게 한 책임자 처벌할 것 △2월7일 기관사처우개선합의하상 즉각 이행할 것 △최적근무위원회 7개권고사항을 수용할 것 등을 요구했다.
지난해 이재민기관사의 죽음후 서울시 지시로 설치된 지하철최적근무위원회는 올해 3월 ‘1인승무체계운영을 재고하라’는 내용을 포함한 7개항의 권고안을 냈었고, 노사는 기관사처우개선관련 19개항에 합의한 바 있다.
김동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