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사내하청노조인 현대차비정규직지회는 22일 오후2시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기아차그룹본사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파견 범죄자 정몽구를 구속하고 모든 사내하청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금속노조 비정규투쟁본부장인 기륭전자분회 유흥희분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회견에는 현대차사내하청3지회(울산·아산·전주)를 비롯 한국지엠(GM), 한국쓰리엠(3M) 등 150여명의 노동자들이 참가했다.
현대차비정규지회 박현제지회장은 “26일 전조합원상경투쟁을 진행한다,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불법파견문제를 가지고 투쟁을 전개해갈 것”이라며 “얼마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촉탁직노동자의 문제는 촉탁직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람이 아니라 기계부품보다 더 못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분노했다.
이어 “지금도 1500명이 넘는 촉탁계약직들이 아무도 모르게 오늘도, 내일도 쫓겨나가고 있다”며 “우리는 반드시 투쟁으로서 동지의 죽음을 막아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아차비정규지회 조합원은 “16일 ‘비정규직 철폐하라, 인간답게 살고 싶다, 자식에게 비정규직을 물려줄 수 없다’며 비정규지회 조직국장이 분신했다”며 경과보고를 했다.
한국지엠의 조합원은 “현대차보다 한발앞서 한국지엠의 불법파견을 법원이 인정했다”며 “자동차공장만의 문제가 아니다, 제철소도 마찬가지고 조선소도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이어 “사측은 대법판결을 이행할 생각을 하지 않고 촉탁계약직을 무한대로 양산하고 있다”며 “또다시 촉탁계약직인가, 3개월계약을 반복하며 1년을 넘기지 않고 해고시킨다”고 폭로했다.
해고자복직투쟁을 하고 있는 한 조합원은 “현대기아차자본은 그 엄동설한에도 아랑곳않고 우리 비정규직지회가 와해되도록 방법과 수단을 안가리고 탄압했다”며 “3주전 촉탁계약직 노동자가 목숨을 끊었고 지난주에는 비정규직노동자가 몸에 시너를 끼얹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의 아버지는 35년간 일한 현대차를 무지무지 사랑했다, 아들에게 한 말이 정규직 될 수 있다, 노조에 가입하지 마라”라고 했지만, 조합원들이 영결식장을 찾았을 때 아버지가 대성통곡을 했다며 “내가 노조가입을 막지만 않았어도 아들 목숨은 살릴 수 있었을 텐데…”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에서 ‘10년간 투쟁해왔다, 인간답게 살아보고자 비정규직노조를 건설하였고, 불법파견을 인정받기까지 비정규직노동자들은 온갖 탄압에도 굴하지 않는 인고의 세월을 보내왔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금속비정규투쟁본부와 현대차3지회 해고자는 정몽구가 있는 양재동 현대기아차본사앞에 비정규직노동자들의 분노와 비통한 심정, 그리고 비장한 각오로 모였다’며 ‘재벌기업들은 불법파견으로 지난 10년간 10배의 이익을 냈지만 수많은 비정규직노동자들은 죽음으로 내몰려야 했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오늘의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정몽구가 있는 양재동 현대기아차본사투쟁과 더불어 비정규직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치열한 투쟁을 끝까지 전개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회견이 끝난후 정몽구회장과의 면담요청을 공개적으로 하며 오후3시20분까지 대기한후 3지회장들과 노동자들이 본사입구쪽으로 가려하자 ‘기업경쟁력은 국가경쟁력’ 등의 어깨띠를 한 관리직직원들과 용역들이 막아나서 한때 긴장이 일었다.
서초서 등 경찰들은 정규직관리직들과 비정규사내하청노동자들의 몸싸움을 방관하다 형식적으로 둘사이를 갈라놓고 노조를 막아나서는 등 현대자본에 ‘충성’하는 비열한 모습을 보여 참가자들의 비난을 받았다.
금속노조비정규투쟁본부와 현대차비정규3지회 등 노동자들은 26일 전조합원상경투쟁을 통해 본격적으로 현대차자본과의 싸움을 벌여나갈 계획이다.
나영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