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노동 국내 한상균 “동지들의 따뜻한 마음으로 혹독한 겨울 이겨냈다”

한상균 “동지들의 따뜻한 마음으로 혹독한 겨울 이겨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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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송전탑농성투쟁이 100일을 넘어선 2월28일 19시 평택쌍용차공장앞에서 100전100승결의대회(‘쌍용차투쟁승리를위한100(송)전(탑)100승(리)문화제’)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언제나 노동집회의 맨앞자리에 서는 통일문제연구소 백기완소장과 민주노총 백석근비대위원장을 비롯, 쌍용자동차지부와 쌍용자동차범대위, 공투단(민주노총장기투쟁사업장공동투쟁단), 함께살자농성촌 강정마을지킴이, 시민 500여명 등이 함께했다.

 

 

몸짓패 선언의 여는 공연을 시작으로 영상상영, 김정우지부장의 인삿말, 극단 꾼의 집체극이 어어졌으며 이후 편지글낭독, 영상 ‘대한문에서만나’ 상영, 생명평화가수 홍순관, 꽃다지의 공연과 기아차해복투의 이동우조합원, 공투단의 투쟁사와 투쟁선언, 쌍용자동차노래패 함께꾸는꿈의 노래공연 등 다채롭게 2시간여에 걸쳐 진행됐다.

 

 

문화행사가 끝난 후 실천투쟁으로 공장철문과 철조망에 쌍용자동차희생자 22명의 명복을 비는 꽃술달기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촛불을 들고 송전탑앞으로 자리를 옮겨 고공농성중인 조합원들에게 “건강하라”며 “힘들면 내려오세요, 힘껏 안아줄게요”라는 등 인사를 외쳤다.

 

  

농성중인 3명의 조합원은 결의의 말로 찾아온 이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송전탑위에서 한상균전지부장은 “동지들의 따뜻한 마음으로 혹독한 겨울을 이겨냈다”며 “동지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외롭고 그리울 때마다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복기성부지회장은 “공장으로 돌아가는 날까지 아름다운 세상을 향해 힘차게 전진하자”고 외쳤다.

 

문기주정비지회장은 “하늘에 오른 저희들이 건강하게 땅으로 내려갈 수 있는 힘을 얻었다”며 “노동자들의 열망이 무엇인지 자본과 정권에 보여주자”고 강조했다.

 


3명의 조합원들을 응원하는 단체촛불의식 <승리>를 끝으로 이날의 행사는 끝났다.

 

쌍용차범대위(쌍용자동차희생자추모및해고자복직범국민대책위)가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쌍용희망버스와 셔틀버스가 가동됐으며 행사직전 참가자들에게 김치국밥이 3000원에 판매됐다.


한편 범대위는 22번째 희생자인 정리해고자 이윤형조합원의 1주기인 3월30일에 대중투쟁을 전개할것이라고 밝혔다. 

 



아래는 결의대회장에서 쌍용차해고자 고동민조합원의 아내 이정아씨가 낭독한 편지글 일부다. 

 

… 또 참으로 마음 많이 아팠습니다. 

한참을 들여다보다 결국 또 울고 말았네요.
당신들께선 대체 어떤 마음이셨나요?
유난히도 바람이 매섭던 겨울에 추위, 김정우지부장님의 단식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 새벽 얼음보다 차가운 철탑을 맨손으로 오르며 대체 어떤 마음들이셨나요?
울산에 있는 집이 너무 멀어 자주 볼 수 없는 가족생각이 나진 않으셨나요?
3년 옥고를 치른뒤 지키지 못한채 또 기약도 없이 미뤄져 버린 가족여행에 대한 약속 때문에 가슴 아프진 않으셨는지,
큰 아이 초등학교 입학식까지 내려가지 못할까봐 걱정되진 않으셨는지,
제가 그 무슨 말을 한들 당신들 마음 10분에 1일라도 헤아릴 수나 있는 건지…
문기주지회장님은 인대의 부분파열로 팔을 제대로 올리지 못한다고 합니다.
한상균전지부장님은 발부위 동상이 악화돼 수면장애와 저혈압증세를 보입니다.
복기성수석부지회장은 50쯤 전 나타난 허리통증과 신경뿌리병증세가 더욱 나빠져 치료가 느려지면 하반신마비증세로 이어질 수도 있다합니다.
극한의 상황을 견디고 계신 당신들의 시간이 얼마나 처절한지 알기에 차마 안부조차 물을 수가 없네요.
새해 첫날 어린 자식들이 철탑밑에서 올리는 세배를 받고 떡국을 먹으며 흘린 눈물이 얼마나 가슴을 치는지 알기에 힘내시라는 말조차 하나 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 말 만큼은 제가 자신있게 내뱉습니다.
세분의 그대들 무사히 이 땅 밟을 때까지 우리 돌아서지 않겠습니다.
칼바람에 갈라터진 그대들 얼굴 가까이서 들여다 볼 수 있을 때까지 항상 이 곳 이 자리를 지키고 있겠습니다.

당신들이 하늘로 올라갈 수 밖에 없었던 이유 국정조사 실시, 해고자복직,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함께 외치며 당신들 곁에서 떠나지않고 흔들림 없이 싸우겠습니다.
별이 흐르는 밤입니다.
우리들의 꿈도 눈물같은 시간들도 흘러흘러 언젠가 별이 되겠지요.
매일밤 알라딘의 요술램프에서 거대한 거인이 튀어나와 철탑을 감싸안고 있기를 꿈꿔봅니다. 바람한점 빗방울 하나 들어갈 수 없도록…
문기주, 한상균, 복기성 별빛보다 고운 그대들께 2013년 2월의 마지막 밤 이정아가 편지글 바칩니다.
“고맙습니다. 힘내시고 와주셔서 고맙습니다.”

 

류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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