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늘어나는 파업동참인원
‘무자격사장’ 김재철, 언제 물러나나
올해 1월30일에 시작한 MBC(문화방송)노조의 파업이 100일을 훌쩍 넘겨 오늘로 120일째를 맞았다. 지금까지 MBC노조는 유튜브를 통해 뉴스, 시사프로그램을 제작해 배포하고 파업콘서트를 개최하거나 일일주점을 여는 등 참신한 방식으로 파업을 전개해왔다. 또 ‘희망텐트’라는 이름으로 여의도공원에서 노숙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4월총선이후 파업이 와해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현재 파업참여인원은 처음의 550여명에서 750명에 육박할 정도로 늘어났다. 얼마전에도 방송송출팀 일부 10여명이 파업대열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파업시작이후 서울MBC에서만 30명 넘게 징계조치를 감행했다. MBC노조에 따르면 김재철사장 취임이후 징계인원만 107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호기자회장, 이용마홍보국장 등 4명은 파업으로 해고까지 당했고 이들을 포함한 MBC노조집행부 5명에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기각됐다.
중간에 파업대열을 이탈한 노조원들도 있었다. 7일에 파업을 그만두고 MBC에 복귀한 양승은, 최대현 아나운서에 이어 배현진아나운서도 11일 뉴스데스크 앵커직에 복귀하면서 “더 이상은 자리를 비워둘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파업불참의사를 밝혔다. 이에 동료와 시청자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박경추아나운서는 “몇몇 아나운서의 방송복귀를 보고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 그 친구들의 성향과 그간 행태를 보면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파업중인 MBC노조원들은 안팎의 복잡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흔들림없이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얼마전 팟캐스트 나꼼수(나는꼼수다)에 출연한 MBC노조 김민식부위원장은 “사람들이 아나운서들 두세명 복귀한 것 갖고 노조가 흔들린다고 바깥에서는 얘기하지만 아무도 안 흔들리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김재철사장의 비리는 점점 많은 부분이 드러나고 있다. 김재철사장이 울산MBC사장으로 재직하던 7년동안 내연관계로 추정되는 무용가 J씨에게 20억가량을 몰아준 것에 이어 송도에 아파트 3채를 함께 구입‧관리한 사실도 드러났다. 게다가 이 아파트가 신도시투기열풍과 관련지어져 투기‧법위반 논란에 휩싸이기까지 했다.
여기에 기자앞에서 본인의 신분을 부정한 어처구니없는 일화까지 덧붙여져 김재철사장의 이미지는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하고 있다. MBC노조 정영하위원장은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공정방송을 떠나서 김재철사장은 무자격사장, 자질함량미달“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상황에도 MBC노조의 파업은 아직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노조원들은 4개월째 월급을 받지 못한 채로 파업을 계속하고 있다. 방송제작자로서 방송을 만들지 못한다는 것도 이들에게는 큰 괴로움이다. MBC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을 제작하는 김태호PD는 ‘무한도전’이 17주째 전파를 타지 못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정규인력이 파업대열로 빠지고 방송제작이 난항을 겪자 사측은 파업중인 직원들 대신 ‘계약직’과 ‘시용직’ 선발로 맞대응해 빈축을 샀다.
MBC노조의 파업이 120일째를 맞으면서 시청자들의 기다림도 길어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 아들이 맨날 무한도전은 언제 하냐고 물어봐요. 얼른 파업 승리하셔서 토요일에 무한도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격려했다. 이외에도 “MBC파업은 상식의 싸움, 기본 인간됨의 싸움”이라며 공정방송사수를 위한 이들의 파업을 지지하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한편 사측은 지난 25일 사내공지를 통해 ‘오는 6월1일 오전9시까지 업무에 복귀하라’고 명령했다. 덧붙여 ‘복귀명령에 불응한 직원에 대하여는 사규에 따른 책임을 엄중하게 묻겠다’고 밝혀 대규모 징계를 예고했다. 파업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MBC파업노조원들의 바람대로 MBC가 ‘국민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강주명기자
등록일:2012-05-28
*출처 : 21세기민족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