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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혁명은 계속된다, 마두로대통령과 함께

 
긴장이 감도는 분위기에서 벌어진 선거운동 끝에 베네수엘라 대선은 좌파에게 승리를 안겨주었다 
2013년 4월15일 월요일, 티비자이 루세나 중앙선거위원회위원장은 전날 치러진 선거결과, 48.97% 득표한 우파상대후보 엔리케 카프릴레스를 제치고 50.75% 득표로 니콜라스 마두로가 베네수엘라 볼리바르공화국 대통령으로 선출되었음을 공표하였다. 확실히 짧은 승리이자, 대부분의 설문조사에서 발표한 것보다 더 각축을 벌인 끝의 승리였다. 그러나 최근 15년간 일구어온 베네수엘라사회의 변혁업적을 이어가도록 토대를 다지는 승리이기도 하였다.  
여러 쟁점들에 상응하는 결과 
1998년이래 혁명계승∙심화 세력인 좌파가 선거에서 쟁취한 18번째 승리이자 (2007년말 입헌개혁 관련 국민투표때 단한번 패배하였다) 우고 차베스 서거이후 첫번째 승리이다. 카프릴레스가 8개주, 마두로가 16개주에서 승리하였다. 그런데 눈에 띄는 점은 지난 10월대선 80%의 투표율보다 약간 낮은 78%의 투표율과 1890만명의 투표자가운데 26만3000표미만이 승패를 가른 점이다. 756만명 가까이의 베네수엘라인들이 좌파 후보를 지지한 반면 730만명이하가 우파후보를 지지한 셈이다. 카프릴레스는 지난 10월 패배에 비해 70만표이상을 기록하였다. 좌파쪽은 2012년 10월 거의 820만명이 차베스에게 표를 주었던 것과 비교하면 꽤 많은 표를 잃은 것이다. 

어쨌든 승리를 거둔 좌파의 득표수가 이처럼 비교적 뒷걸음질 한 것을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실용주의 우경화된 야권진영들은 선거기간동안 진보세력의 단결을 깨지 못하였다. 내부적으로도 외부적으로도 돈의 힘에 기반한 카프릴레스의 공격적인 선거운동은 당시 1개월전 지도자를 잃은 국민들의 취약하고 무질서한 분열의 순간에 공세를 취했으며, 우파가 그 나름대로 작용하는 특정지역에서 확실히 좌파진영의 표를 가져갔다. 

그러나 혁명이 최대한의 국민들에게 진보를 가져다 준 것 (사회비용증대, 불평등과 가난의 감소, 무상의료∙무상교육,
퇴직연금인상, 주택건설, 실업감소 등)은 명백한 사실이어서, 다수의 베네수엘라인들은 자신들의 연대투쟁에서 그렇게나 성공시키기 힘들었던 것을 이제 와 내팽겨치지 않는 방안을 선택하였다. 소수지배집단과 그들의 불안정화계책에 맞서, 차베스에게 그토록 소중하였던 혁명적 대중들의 끊임없는 의식화와 조직화 작업은 드디어 결실을 맺었다. 우리는 이를 즐길 뿐이다. 
전세계에서 축하를 보내오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대통령은 이러한 성공은 또한 “라틴아메리카 전체의 승리”라 표명하였으며,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대통령은 “베네수엘라는 더이상 뒷걸음질치지 않을 것”이라 단언하였다. 라울 카스트로 쿠바국가평의회의장은 라틴아메리카에서 지역통합이 계속하여 심화될 수 있으리란 사실을 기뻐하였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대통령은 승리를 거둔 동지 및 베네수엘라 국민에게 4월14일 증명해낸 그들의 ‘시민정신’에 대하여 찬사를 보내며, “친구이자 동지인 우고 차베스에 심심한 감사”를 표하였다. 
블라디미르 푸틴은 러시아와 베네수엘라 사이의 “전략적 협력”을 공고히 할 수 있는 가능성에 만족을 표했으며, 외교부공보에 의하면 중국정부는 베이징과 카라카스간의 “친선관계”를 더욱 강화할 의향이 있음을 발표하였다. 
우파 (그리고 미국)의 이의제기
패배가 확정되자 카프릴레스는 대선결과에 이의를 제기, 부정선거를 규탄하며 재검을 요청하는 등 대립의 길을 택한다. 워싱턴에서는 이러한 요구가 “정당하다”며 즉각 지지를 보내왔다. 미연방기구 최고 책임자들도 의견을 같이 하였다. 평정심에서, 그리고 모든 의혹을 걷어내기 위해 니콜라스 마두로는 재검을 받아들였다. 중앙선거위원회는 마두로의 우위를 확인함으로써 이의제기에 종지부를 찍었다. 투표의 합법성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공정성은 현장에 출석한 유럽연합과 남미출신 국제참관자들의 증언으로 입증되었다. 이들은 그 자리에서 선거가 규정에 따라 순조로이 시행되었으며, 공표결과는 민주적으로 존중되어야 함을 확인하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카프릴레스의 공격은 그를 마지막으로 미란다주지사로 만든 선거에서 엘리아스 하우아 사회주의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이긴 뒤 채택하였던 차분한 입장과 대비된다. 그가 공공연하게 반란을 초래해 온 극우인사들의 선두에 설 정도로 고집을 부리고 어조를 강화하면서, 그의 선동은 무책임으로까지 변질되었다. 공공건물, 주유소, 베네수엘라통합사회주의당 사옥들이 전국 곳곳에서 훼손되었다. 사회조직망에 대량으로 배포되는 메시지들은 ‘쿠바인들’이 투표함에 접근시키는 것을 거부하고, 극단주의집단들로 하여금 의료센터를 기습공격하여 진료하는 쿠바의사들에게 폭력을 가하도록 부추겼다고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선동과 그것이 초래한 폭력으로 2002년 4월의 네오파시스트쿠데타의 추억을 되살리면서 적어도 7명이 사망하였다. 
시사적인 일화
여기서 베네수엘라우파가 민주주의를 이해하는 방식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할만한 여담을 꺼내보고자 한다. 10년전쯤에 베네수엘라여행에서 필자는 뉴스를 보려고, 또 그 뉴스가 소위 말하는 “차베스체제에 의해 통제받는지” 확인해보려 호텔방에 TV를 켰다. 우고 차베스가 흑인저명인사 (나는 그가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대통령임을 알아보았다)를 공항에서 맞이하는 영상이 나왔는데,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 같았다. 리셉션을 부르려고 수화기를 드는 그때, TV가 정글에서처럼 이상한 소리를 보내고 있는 게 들렸다. 경악스럽게도 그건 원숭이 울음소리였다! 많은 시청자가 보는 민영방송 TV 뉴스 앵커가 냉정한 톤으로 다음과 같이 공표할 때 갑자기 그 소리가 터져나온 것이다. “오늘 베네수엘라 수도에서 원숭이 두마리가 만났습니다 …”

바로 이날 나는 우파가 우고 차베스를 ‘엘 모노(원숭이)’라고 즐겨 부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는 더욱이 ‘인종혐오선동’라 해석될 수 있는데다 헌법원칙에 위배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주류매체들은 이런 식의 폭력성에 충격받기는커녕, ‘차베스가 실시하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유사) 침해’라는 말만 되풀이하는 것 같다. 부의 수레바퀴와 피곤한 선전문구 가운데, 니콜라스 마두로 승리의 합법성에 대하여 의혹을 슬그머니 제시하고 증오의 카드를 쓰는 한편,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불안정화를 위하여 활동하려는 것처럼. 물론 시청률은 솟구칠 것이고, 볼리바르혁명이 거의 15년동안 극빈자들에게 재분배해왔던 석유부문수익을 어쩌면 사영화하는 경지에 이르도록 할지도 모른다. 우리는 우리의 진영을 선택하였다.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한, 국민적 참여와 사회진보, 그리고 국제연대와 함께하는 그것은 바로 혁명진영이다.

헤미 에흐하
*기사제휴: 21세기민족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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