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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반도의 전쟁정세와 새로운 평화보장체계의 가능성

 
1. 코리아반도의 현재상황
코리아반도는 현재 북코리아의 평화적 위성발사(2012.12.12)에 미국·유엔안보리가 ‘제재’를 취하고, 이에 반발한 북코리아가 모든 외교적 합의를 무효화하며 나아가 아예 군사적 핵시험(2013.2.12)으로 맞서자, 다시 미국·유엔안보리가 ‘더강한제재’를 취하고 여기에 북코리아가 ‘더강한조치’로 맞받아치는 극단으로의 동반상승상황에 처해 있다. 

여기에 미국과 남코리아가 키리졸브(2013.3.11~21)·독수리(2013.3.1~4.30)합동북침군사연습을 벌여 이에 반발한 북코리아가 정전협정무효화를 선언(2013.3.5)하여 그나마 전쟁정지라는 상태가 ‘전쟁정지의 정지’, 곧 전쟁재개시상태로 바뀌게 되었다. 이런 의미에서 지금 코리아반도는 사실상 이미 전쟁이 재개된 것으로, 쌍방이 전쟁선포를 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실제로 최근 미국이 독수리연습때 핵전략폭격기 B-52와 스텔스핵폭격기 B-2를 투입한 데 대하여 북이 최고사령부전략로케트군긴급회의(2013.3.29)를 열어 미본토타격을 포함한 작전계획을 최종비준하고 북코리아정부∙정당∙단체특별성명(2013.3.30)으로 전시상황을 선포하였다. 북코리아는 남코리아에게는 개성공단사업의 잠정중단을 조치(2013.4.3∙4.8)하고 외국에게는 북코리아에서든 남코리아에서든 공관·외국인철수를 권고(2013.4.5∙4.8)하였다.
 
한마디로, 현정세는 북코리아의 최고사령부총참모부대변인담화(2013.4.4)의 표현대로 ‘전쟁이 일어나는가 말겠는가가 아니라 오늘 당장인가 아니면 내일인가 하는 폭발전야의 분분초초를 다투고 있다’라고 할 수 있다. 

2. 코리아반도의 분단과 전쟁의 근원
코리아반도의 전쟁정세의 근원은 코리아반도의 분단에 있고, 그 분단은 남코리아와 북코리아의 이념적 차이가 아니라 남코리아를 미군이 점령해 들어오면서부터 비롯되었다. 항일무장투쟁을 전개한 승전국인 코리아가 전범국인 일본 대신 강대국들에 의해 분할되고 특히 남코리아를 미군이 과거 일본군처럼 점령한 것은 참으로 부당하고 황당한 일이다. 결국 코리아전(1950.6.25~1953.7.27)은 역사적으로, 구조적으로 예고된 것이고, 그 결과는 참으로 참혹하였다. 가령 처음부터 점령군으로 들어온 미군은 전쟁기간 북코리아가 아닌 남코리아에서만 100만명의 양민을 학살하였다. 

전쟁을 준비하고 전쟁을 시작하는 과정에서 미국은 남코리아를 철저히 통제하였고 당시 미국의 거수기에 불과한 유엔을 능숙히 이용하였다. 미국은 우선 남코리아만의 단독정부를 수립(1948.5.10)하였고 이를 반대한 제주민중의 봉기(1948.4.3)에 학살로 대답하였다. 이 사건으로 자연히 남코리아에서는 미군정과 남코리아친미극우정권에 대한 빨치산들의 무장투쟁이 벌어지게 되었고, 사실상 이때부터 코리아전은 시작되었다고 봐야 한다. 

전쟁양상은 북코리아의 군사력을 얕본 미군과 남코리아군이 초반에 패퇴를 거듭하며 남의 대부분이 북코리아군의 통제하에 들어가게 되었다. 이에 미군은 16개나라의 연합군으로 인천상륙작전을 감행하며 다시 전세를 역전시켰고, 다시 북코리아에서의 군대∙인민의 단결력∙전투력과 중국군의 결합으로 전세가 재역전되었다. 그후 현재의 38도선으로 전선이 고착되다가 마침내 1953.7.27에 정전협정이 맺어지게 되었다. 
3. 정전협정의 무효화과정
이 과정에서 미군은 중국이 아닌 대만을 유엔안보리이사국으로 둔 데 대해 소련이 항의하며 보이코트한 조건을 이용하여 유엔안보리결정을 의도대로 만들어내고 전쟁내내 유엔군의 모자를 쓰고 활동하였다. 그리하여 정전협정의 당사자도 유엔군사령관이 되었고, 그건 지금까지 유지되었다. 이는 명백히 유엔헌장과 유엔설립의 근본정신에의 위반으로서 유엔군해체와 남코리아에서의 미군철수에 대한 국제여론을 미국은 한사코 거부해왔다. 

정전협정과 관련해서는 다음의 제60항이 가장 중요하다. 

“60. 코리아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하여 쌍방군사령관은 쌍방의 관계각국정부에 정전협정이 조인되고 효력을 발생한 후 3개월내에 각기 대표를 파견하여 쌍방의 한급 높은 정치회의를 소집하고 코리아로부터의 모든 외국군대의 철수 및 코리아문제의 평화적 해결문제들을 협의할 것을 이에 건의한다”

그러나 미군은 오히려 남코리아와 상호방위조약을 체결(1953.8.8)하여 미군의 남코리아주둔을 합법화하며 외국군대를 철수할 데 대한 이 조항을 철저히 위반하였다. 

또한 제13ㄹ항목의 조항도 정면으로 위반하였다.

“13. ㄹ. 코리아경외로부터 증원하는 작전비행기, 장갑차량, 무기 및 탄약을 들여오는 것을 정지한다”
미국은 이 조항의 폐기를 일방적으로 선언(1957.6.21)하고 1000여개의 전술핵무기를 비롯 방대한 무장장비들을 체계적으로 남코리아에 들여와 배치하였으며 냉전시기내내 남코리아를 소련과 중국을 겨냥한 핵전초기지, 핵화약고로 만들어놓았다. 

코리아반도의 정전협정을 누가 위반하고 누가 무효화하였는가는 이처럼 너무나 명백하다. 

이에 북코리아는 북미평화협정체결제안(1970년대), 북미회담에 남코리아도 참가하는 3자회담소집제안(1980년대), 새로운 평화보장체계수립제안(1990년대), 정전협정유관국들이 모여 전쟁종결선언문제추진제안(2007.10.4), 코리아전발발60년에정전협정을평화협정으로바꾸기위한회담시작제안(2010.1.11) 등 코리아반도내의 불안정한 정전상태를 끝장내고 공고한 평화보장체계를 수립할 데 대한 수많은 제안들을 내놓았으나 미국은 이를 모두 거부하였다. 
4. 새로운 평화보장체계의 내용과 실현가능성
코리아반도의 새로운 평화보장체계는 그 주체가 북코리아와 미국의 양자든 중국이 포함되는 3자든, 또는 그 이름이 협정(peace agreement)이든 조약(peace treaty)이든, 그리고 유럽식의 다자안보체계든 그 본질적 내용은 다시는 코리아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지 않고 공고한 평화환경을 보장하는 체계이어야 한다. 코리아반도에서의 전쟁의 근원과 정전협정의 무효화과정, 현재의 전쟁직전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새로운 평화보장체계의 내용에는 코리아의 분단과 전쟁의 화근이었던 주남미군의 철수, 언제든 전쟁으로 번질 수 있는 북침미∙남합동군사연습의 중단, 북미간의 관계를 정상화하기 불가침의 선언, 경제봉쇄의 해제, 외교관계의 수립 등이 담겨있을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러한 내용의 협약은 북미양자간이든 동북아다자간이든 결국 미국의 남코리아에 대한 군사적 점령상태를 끝장내고 북미간에 수교까지 나아갈 정도로 북코리아가 미국을 압박하고 강제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데 있다. 그러므로 북코리아의 입장에서는 미국과의 판갈이싸움이 불가피하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 북코리아가 정전협정60주년이 되는 올해에 반드시 이러한 국면전환을 이루어내야 하겠다는 결심을 굳히고 사생결단의 각오로 미국∙남코리아에 대한 공세를 최대로 강화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리하면, 미국과 남코리아정부의 대북적대행위와 북침전쟁도발책동에서 시작된 긴장상태에다가 올해는 반드시 끝내야겠다는 북코리아의 의지가 더해져서 오늘의 일촉즉발의 최대전쟁위기상태가 조성되었다.

그러므로 코리아반도의 북코리아와 미국∙남코리아의 군사적 대결은 과거와 달리 끝장을 보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또 그렇게 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북코리아와 남코리아가 전쟁을 벌이게 될 경우에는 군사력과 정신력에서 우위에 있는 북코리아가 남코리아를 단숨에 제압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기서 초점은 주남미군의 개입여부인데, 북코리아는 미군이 개입하면 미본토를 ‘소형화∙경량화∙다종화된 첨단핵타격수단’으로 타격하겠다고 경고하고 있어, 미군의 개입은 말처럼 쉽지 않을 것이다. 미군의 개입이란 북미전면전을 의미하며, 북미전면전은 상호 첨단핵무기들을 사용하는 첨단핵전쟁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즉, 제2차코리아전은 미군이 개입하지 않으면 코리아남북간의 국지전∙재래전으로, 미군이 개입하면 북미간의 전면전∙핵전으로 치러지게 될 것이다. 

결국 북코리아가 남코리아에 비해 전쟁의 우위에 있고 미군이 개입하면 북미전면핵전이 벌어지는 조건인데, 북코리아는 전쟁시 미군개입의 배제를 바라고 미국은 전쟁시 북미전면핵전을 피하려고 하여, 묘한 타협의 여지가 생긴다. 현상황에서 그 타협의 길은 두가지뿐인데, 하나는 북남전쟁시에 미군이 개입하지 않고, 북코리아와 미국이 과거 1973년 북베트남∙미국파리평화협약(Paris Peace Accords, 1973.1.27)과 같은 평화조약을 체결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북남전쟁전에 북코리아와 미국∙남코리아간의 평화와 통일의 합의를 이룩하는 것이다. 후자는 구체적으로 북미간에는 평화조약, 북남간에는 연방제의 합의가 될 것이다. 

물론 평화를 사랑하는 코리아인과 세계인들은 전쟁이 아닌 대화를 통해 코리아반도의 문제가 해결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어떤 식으로든 전쟁은 수많은 인명을 살상하고 재산을 파괴하며 금수강산을 황폐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남코리아의 진보세력을 비롯 모든 반전평화세력은 현재 ‘전쟁반대평화실현공동행동’이라는 큰덩어리의 연대체를 결성해 독수리합동군사연습중단, 반북호전세력처벌, 대북특사파견, 평화협정체결 등을 주장하며 강력히 싸우고 있다. 당면해서 박근혜정부와 오바마정부가 하루빨리 대화로 문제를 풀기 위한 결정적 조치 중 하나로 대북특사를 파견하여야 할 절박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북코리아로 하여금 전쟁외에는 다른 길이 없다는 신호를 보내거나 상황을 만드는 것만큼 위험천만한 행동은 없다. 

어떤 식으로든 코리아반도의 긴장이 가셔지고 공고한 평화보장체계가 수립되는 과정에서 첫째, 남코리아내 미군이 철수하고, 둘째, 미국 등의 북남코리아에 대한 내정간섭∙경제봉쇄가 금지되고, 셋째, 북남코리아와 미국간의 불가침선언과 정상적 외교관계가 수립되게 될 것이다. 나아가 코리아반도의 평화보장체계를 주변국들이 보증하며 이를 동북아로 확장하는 동북아평화보장체계가 수립될 것이다. 이렇게 되어야만 비로소 코리아반도와 동북아에 새롭고 공고한 평화보장체계가 세워지게 되고 항시적인 전쟁위험을 가시고 세계평화에 제대로 기여하게 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동북아평화보장체계는 소련동구붕괴이후의 유럽안전보장체계와는 질적으로 구별된다. 

어둠이 깊어지면 새벽이 가까워지고 화는 복으로 전환된다는 말처럼, 현재의 코리아위기는 코리아민족과 국제연대세력이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그 결과가 전혀 달라진다. 이런 의미에서 코리아반도의 항시적인 군사적 긴장상태를 가시고 항구적인 평화보장체계를 수립하기 위한 노력은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코리아의 평화를 바라는 모든 세력이 반전평화운동에 적극 떨쳐나서야 할 때이다. 코리아의 평화를 바라는 모든 세력의 반전평화운동이 반드시 승리의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조덕원
*기사제휴: 21세기민족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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