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권연대와 코리아연대가 발표한 공개질의서는 박근혜정부에게 ‘전쟁이냐 평화냐, 대결이냐 대화냐, 남북관계의 개선이냐 파탄이냐, 이명박정부의 연장이냐 단절이냐, 외세공조냐 민족공조냐 중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지‘를 물었다.
공개질의서는 구체적으로 ‘△전쟁이냐 평화냐? △합동군사연습을 계속할 것인가? △북군사력에 대한 정보가 정확한가?△측근들의 호전적인 반북발언은 박대통령의 뜻인가? △이명박정부 5년을 연장할 것인가? △미국인가 겨레인가? △특사파견의 의지가 있는가?’ 등에 대해 박근혜정부가 답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공개질의서를 국무총리실 등에 접수시켰다.
아래는 공개질의서 전문이다.
– 박근혜정부에 보내는 공개질의
조국반도의 정세는 1953년 이래 최고조에 달하는 위험천만한 전쟁전야, 일촉즉발의 위기국면이다. 현 정세는 마치 마주보고 달리는 기차와 같은 형국이다. 북의 평화적 위성발사에 미국과 유엔안보리가 ‘제재’를 하니 북은 모든 외교적 합의무효화 선언과 3차핵시험으로 맞섰다. 이에 추가적 ‘제재’를 하며 미국과 남이 키리졸브·독수리연습을 벌여 북을 최고로 자극하였고 이에 북은 정전협정전면무효와 ‘조국통일대전’을 선포하며 사실상 전쟁재개시상태를 선언하여 언제 전쟁이 터질지 모르는 엄중한 상황이다.
전쟁은 공멸이며 진보와 보수, 남과 여, 도시와 농촌을 가리지 않는다. 남민중이 전쟁위기로 불안에 떨고 있는 이때에 약속한 ‘국민행복시대’를 열기위해서라도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대결이 아닌 대화를 추진하여야 하며 전쟁이 아닌 평화를 위한 긴급한 조치를 취해야 마땅하다. 그래야 민족의 공멸을 막을 수 있으며 민중의 생존권을 지킬 수 있다. 하지만 박근혜정부는 그와는 정반대의 길로 가고 있어 심각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민족의 운명이 백척간두에 선 현시국과 반전평화통일을 바라는 전민족의 요구를 반영하여 박근혜정부에 전쟁이냐 평화냐, 대결이냐 대화냐, 남북관계의 개선이냐 파탄이냐, 이명박정부의 연장이냐 단절이냐, 외세공조냐 민족공조냐 중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이며 또한 긴박한 정세를 감안하여 대북특사파견과 남북대화추진을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를 온겨레 앞에 명백히 답변할 것을 요구하는 공개질의서를 발표한다.
1. 전쟁이냐 평화냐?
전세계가 박근혜정부의 대북정책과 남북관계의 향배를 주목하고 있다. 뉴욕타임즈는 2월25일 “박근혜정부의 대북정책이 어떻게 나올 것인지가 중요하다. 북을 포함해 모두가 그녀를 지켜보고 있다”며 지적하였고, 일본 산케이신문은 “대북정책은 물론 대통령앞에는 외교·안보 관련 과제가 산적해 있다”, 중국신문사는 “박대통령이 김대중·노무현정부의 ‘햇볕정책’이나 이명박정부의 강경책을 따르지 않을 것”이라며 대북정책의 모호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박대통령은 3월19일 종교계지도자들을 만나 “핵을 머리에 이고 살 수는 없다”고 했으며 지난 1월10일 중국특사를 만난 자리에서는 “북핵을 용납할 수 없다”고 하였다. 또한 2월12일에는 인수위회의에서 ‘북핵규탄’과 ‘강력제재’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취임사를 통해서는 ‘확실한 핵억지력’과 ‘남북간의 신뢰’를 언급하였는데 이는 마치 대결과 대화를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식의 논리모순에 다름 아니다.
이와 같이 박근혜정부는 이명박정부에서 확인되었듯이 위험천만한 대북자극발언만을 계속하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은 대통령의 발언과 선택이 바로 전쟁과 연결된다는 것이다. 반도의 운명뿐 아니라 전세계의 운명이 결정된다. 현재의 전쟁위기는 국지전이 아니라 세계대전으로 번질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핵전쟁화약고나 다름없는 반도에서 전쟁은 자칫 민족공멸까지도 낳을 수 있는 엄청난 재앙이다. 박대통령은 정녕 전쟁을 하자는 것인가. 전쟁이냐 평화냐? 대결이냐 대화냐? 박대통령은 분명히 답해야 할 것이다.
2. 합동군사연습을 계속할 것인가?
현재 조국반도에는 ‘작전계획5027’에 기초해 대북선제타격의 성격을 명확히 하고 20만병력에 60일동안 진행되는 세계최대규모의 대북핵공격연습인 미국과 남의 합동군사연습이 진행중이다. 제1차세계대전이 ‘세르비아에서의 총성 한방’으로 시작되었듯이 역사적으로 전쟁연습으로부터 전쟁이 시작된 사실을 상기한다면 현재의 합동군사연습은 그야말로 위험천만한 전쟁연습이 아닐 수 없다.
미국과 유엔안보리의 추가제재에 북은 모든 대화채널을 끊었고 최고사령관이 최종사인한 작전계획들이 군부대들에 하달되어 있다. 말 그대로 임의의 시각에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남은 대화시도가 아니라 전쟁연습으로 화약고에 불을 붙이고 있다. 박근혜정부는 합동군사연습을 당장 중단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라는 반전평화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전쟁연습지속과 전쟁발발이냐, 전쟁연습중단과 평화정착이냐? 박대통령은 분명히 답해야 할 것이다.
3. 북군사력에 대한 정보가 정확한가?
대통령이 군사에 무지하고 측근들의 강경발언에 부화뇌동해서 전쟁이 발발하면 피해를 보는 것은 남의 민중들이다. 잘못된 정보나 비과학적인 믿음으로 북의 군사력을 무시한다면 그야말로 위험하다. 이라크, 아프가니스탄과 같이 수많은 전쟁을 일으키고 세계최강이라고 하는 미국도 지난 60년간, 특히 소련붕괴이후20여년 간 북은 건드리지 못했다. 이제는 다종화된 핵무기에 위성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 잠수함발사미사일까지 무장되었다는 정보가 나오고 있으며 군인들의 사기는 높고 온나라는 요새화되었다. 특히 남측을 상대로 사용할 재래 전력이 무시무시하며 특수전을 치를 군대만 20만이라고 한다.
잘못된 정보는 잘못된 판단을 부른다. 현시기는 최악의 후과를 남기며 파국의 길로 갈 수 있는 정세다. 만약 북의 군사력에 대한 정보가 부재한 채 미국의 군사력만 세계최강이라고 판단하면서 안심한다면 이는 정말 중대한 판단착오를 가져올 것이며 그 후과는 결코 되돌릴 수 없다. 북군사력에 대한 정보의 부족과 무지에서 오는 오만함이라면 이는 더욱 위험하고 결과는 감당할 수 없다. 북이 실탄훈련을 하는 동안 남의 장성들이 골프를 쳐서 논란이 되었는데 이것은 남의 군대에 대한 판단에서 커다란 의구심을 갖게 한다. 박근혜정부는 과연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 위하여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가?
4. 측근들의 호전적인 반북발언은 박대통령의 뜻인가?
우려스럽게도 박근혜정부의 각료들이 전쟁을 사주하고 호전적인 발언들을 하면서 북을 자극 하고 있다. 정홍원국무총리는 연평도를 방문해 “10배의 타격이 있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고 했고 김병관국방장관내정자는 국회인사청문회에서 “서울 공격시 북의 정권교체나 정권붕괴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하였다. 그럼에도 박대통령은 측근들을 맹종파로 채워놓았다. 박대통령은 과연 무슨 생각으로 이러한 호전적인 발언을 일삼는 인물들로 내각을 구성하고 맹종파들을 측근으로 두고 있는가.
이런 식의 호전적인 반북발언들은 전쟁의 불무지에 다이너마이트를 던지는 것과 같다. 박대통령은 이러한 발언들이 박대통령의 입장인지, 그들 개인의 입장인지를 밝혀야 한다. 혹 그들 개인의 입장이라면 남북관계를 결정적으로 악화시키며 전쟁의 불구름을 몰고온 총리 등을 당장 해임하여야 한다. 만약 박대통령의 입장이라면 앞으로 전쟁이 터지면 그 후과를 전적으로 박대통령이 지게 될 것이다.
5. 이명박정부 5년을 연장할 것인가?
이명박정부 5년동안 대결과 갈등속에 남북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이전 정권들의 남북수뇌회담의 성과를 무위로 돌리고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전면 무효로 만들었다. 급기야 ‘천안함’사건과 연평도포격사건이 발생하는 등 무력충돌과 이에 따른 인명피해까지 초래했다. 이명박정부시기의 남북관계는 역대대통령중 최악이었다. 북은 이에 대해 이미 정권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10대죄행록」을 발표하고 ‘이명박과 그 측근들’을 끝까지 결산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이명박정부 5년의 결과가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박대통령은 이를 연장할 셈인가. 아니면 새롭게 전환할 것인가? 북이 지난 5년간처럼 이후 5년간도 지켜만 볼 것이라고 보기에는 남북관계는 너무나 위험한 상태에 있다. 이미 북은 가능한 모든 성명과 입장발표를 통해 즉시 박근혜정부의 입장전환이 있지 않으면 전쟁을 포함해 극단적인 사태가 벌어질 수 있음을 수차례 경고하였다. 한마디로 박대통령은 이명박정부의 정책을 계승한다는 것이 곧 전쟁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6. 미국인가 겨레인가?
만약 전쟁이 나더라도 미국이 무조건적으로 전쟁에 개입하여 동맹관계를 유지하며 지켜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판중의 오판이다. 역사적으로 영원한 우방이 있었는가? 갈수록 자국이익을 우선하는 지구촌에서 영원한 우방은 없고 영원한 적도 없다.
19일 카니백악관대변인의 “오바마대통령과 안보팀이 북관련 현안에 매우 집중하고 있다”는 브리핑과 미국방부도 “미국에 대한 북의 선제공격위협과 관련해 북의 행동과 위협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는 미국방부 언급의 의미를 잘 새겨야 한다. 또한 키리졸브연습에 참가한다던 항공모함이 돌연 참가를 취소한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미국만 믿고 이명박정부와 같이 가다간 최악의 파국을 맞을 수 있으며 그 후과는 고스란히 남민중들에게 돌아간다.
미국은 자기앞가림하기 바쁜 상황이다. ‘재정절벽(fiscal cliff)’에 ‘시퀘스터(sequester)’로 국방비삭감은 물론이고 국가부도를 걱정해야 할 심각한 위기국면이며 엎친데 덮친격으로 북의 군사력을 우려하며 자국방어만도 급급한 처지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자국의 이익에 따라 1970년대초에는 남베트남을, 1970년대말에는 이란을 떠난 미국의 전력을 정확히 인식한다면 아직도 혈맹관계를 부르짖으며 매달리는 굴욕적 사대관계가 있을 수 없을 것이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 같은 겨레의 손을 잡고 대화할 것인가? 미국에 매달리다 ‘보트피플’의 가련한 신세가 될 것인가? 박대통령은 분명히 답해야 할 것이다.
7. 특사파견의 의지가 있는가?
결국 현정세의 초점은 전쟁이냐 평화냐이다. 전쟁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고갈 것인가 아니면 평화로의 극적인 전환을 이루어낼 것인가. 민족과 세계의 눈이 박대통령의 견해와 입장을 주시하고 있다. 박대통령이 어떻게 나오는가에 따라 조국반도의 양상은 전혀 달라진다. 실로 조국의 운명이 백척간두에 서있다.박대통령은 상황의 엄중함을 직시하고 현명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김대중·노무현정부만이 아니라 박정희정부도 대북특사를 파견해 역사적인 7.4공동성명을 합의하고 남북관계의 역사에 큰 획을 그었던 사실을 상기하여야 한다. 민족은 진보냐 보수냐보다 우선하는 보다 근본적인 가치이다. 더구나 조국의 운명이 전쟁과 평화의 기로에 서있지 않은가. 박대통령은 외세가 아니라 겨레의 손을 잡고 특사파견의 용단을 내릴 의지가 있는가? 그리하여 통일의 길을 열고 전민족의 찬사를 받는 대통령이 되겠는가, 그 반대로 전쟁의 먹구름을 불러오며 대대로 저주를 받는 대통령이 되겠는가?
민권연대(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 코리아연대(자주통일과민주주의를위한코리아연대) 2013년 3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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