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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민주노총 신임지도부에게 바란다 – 4. 뻥파업은 이제 그만, 〈절박하다, 단 한번의 승리가!〉

주노총 첫 직선제가 무사히 막을 내리고 8기지도부로 한상균-최종진-이영주동지가 선출됐다. <민주노조의 위기>라는 대내외적인 우려 속에 출범하는 신임지도부의 책임이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 하겠다. 아직 함께 할 임원과 집행국 인선이 완료되지 않았지만 신임지도부에 거는 조합원들의 기대가 크다. 진보노동뉴스는 민주노총 신임지도부가 조합원들의 기대에 부흥하여 민주노조운동에 새로운 도약을 이루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민주노총 신임지도부에게 바란다>는 기획기사를 연재한다.

1. 노동자는 하나다, 통합적 지도력 구축
2. 노동자·민중정치세력화, 한시도 미룰 수 없는 절박한 과제
3. 산별노조와 지역노조, 민주노총 조직체계 혁신
4. 뻥파업은 이제 그만, <절박하다, 단 한번의 승리가!>
5. 900만 장그래 살리기, 비정규직노동자들의 대안으로


4. 뻥파업은 이제 그만, <절박하다, 단 한번의 승리가!>


<박근혜에 맞선 노동자총파업으로! 박근혜를 멈춰! 오늘 하루 제껴!> 민주노총이 1월29일 개최한 2015년 제1차중앙집행위원회에서 <4월 선제적 총파업>을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이 회의는 8기신임지도부의 첫중집회의이자 총파업계획을 논의하는 자리였기에 관심이 집중됐다. 8기신임지도부는 중집회의의 만장일치결의를 시작으로 2월5일민주노총중앙위와 2월12일정기대의원대회를 통해 더 구체적이고 힘 있는 전조합원의 총파업결의를 만들자고 호소했다.


8기지도부는 작년말에 치러진 선거때부터 일관되게 총파업을 강조했다. 으뜸구호도 <절박하다, 단 한번의 승리가!>로 제시했고, <싸우는 방법을 잊어버린 민주노총, 싸울 줄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만약 당선된다면 취임과 함께 총연맹을 <총파업투쟁본부>로 전환해 박근혜<정부>와의 전면전을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노동자살리기총파업>은 공무원연금개악저지투쟁→비정규직투쟁을 전체노동자들의 투쟁으로 확산→<현장임투․임금체계개악저지․최저임금투쟁>을 묶어 총파업투쟁으로 승화→법제도개선과제를 모아 하반기 총파업에 돌입하는 것으로 제시됐다. <박근혜퇴진!>을 외치겠다고 예고했으며, 총파업흐름을 만들기 위해서 <조합원교육·선전·토론강화>, <총파업실질화를 위해 산별연맹과 협의>, <조합원들에게 추진과정보고, 현장순회> 등을 제시했다.


주변조합원들의 반응을 종합해봤을 때 8기지도부가 당선되는데 가장 주효했던 것이 바로 이 <총파업>공약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단 한번의 승리가 절박했던 조합원들의 표심이 반영된 것이다. 조합원들이 그동안의 <뻥파업>남발에 진절머리가 났는데 8기지도부가 그 점을 잘 공략했다. 조합원들은 단 한번의 승리를 절박하게 원하고 있다. 그동안 정권과 자본의 협공, 신자유주의광풍 속에 제대로 된 싸움을 벌여보지도 못하고 지속적으로 밀려왔기 때문이다.


민주노총 20년역사중 제대로 싸워본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 <예>라고 대답할 수 있는 것은 <96-97년노개투(노동법개악저지투쟁)총파업>의 역사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 후 18년 동안은 <뻥파업>만 하고 말았는데, <뻥파업>의 역사는 이처럼 심각하다.  최근 18년동안 노동자·민중의 생존권이 온전히 보장됐다면 총파업이 불필요했을 수도 있겠으나, 지난 기간은 총파업을 해도 십수번은 했어야 옳았을 정세였다. 18년동안 후퇴하고 밀렸던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 반격을 가하는 2015년을 만들 수 있겠는가. 신임지도부는 총파업준비를 위해 자신감회복을 강조했다. 한상균위원장은 연속된 <뻥파업> 속에서 민주노총의 투쟁력약화와 함께 패배주의가 깊어졌다고 진단했다.


총파업승리를 위해 내실 있게 준비를 잘해야 한다. 지난 총파업사례를 충분히 총화하여 승리요인을 계승하고, 패배원인에 대해서는 교훈으로 삼아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겠다. 우리나라 최초의 노동자총파업이라고 할 수 있는 <원산노동자총파업>부터, 1946년 9월 <전평>의 첫 전국총파업, 초기 민주노총의 기개를 과시했던 <96-97노개투총파업>과 작년 <2.25국민총파업>까지 주요 총파업의 역사적 경험은 전국적·조직적 투쟁역량강화와 연대전선의 구축, 내실 있는 준비, 꾸준하고 완강한 투쟁, 운동발전 전망 속에 준비된 총파업투쟁만이 승리할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


8기지도부는 특히 <조급주의>를 경계해야 한다. 총파업을 선언하며 당선됐고, 조합원들의 기대가 높은 만큼 어떻게든 성과를 내야한다는 부담이 클 것이다. 조합원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은 더 없이 중요하지만 약속을 지키기 위해 무모한 싸움을 벌여서는 안된다. 총파업투쟁은 민주노총운명을 좌지우지하는 중대한 사안이므로 주객관적조건을 충분히 고려하여 전개해야 한다. <뻥파업>은 더이상 안 되지만, 그렇다고 당위성에 등 떠밀려 무모한 싸움을 벌이다 풍비박산 나는 총파업이 되어서는 더더욱 안된다.


총연맹을 <총파업투쟁본부>로 전환하고 <총파업투쟁승리기획단>까지 만들어 내실 있는 준비를 진행하고, 1.29중집회의를 통해 <4월선제적총파업>결의와 연이은 대의체계를 통한 합의를 예정하면서 소통을 강조하고 있지만 무엇인가 중요한 것이 빠진 느낌이다. 한상균위원장은 노동과세계와의 인터뷰를 통해 <남코리아의 모순을 바로잡는데 민주노총 혼자서는 가능하지 못하다. 고통 받는 모든 이들과 함께 하겠다는 것이 우리 집행부의 입장이다>는 말로 <연대>를 시사했다. 승리하는 총파업을 만들기 위해서 연대는 필수적인 전제조건이다. 그러나 8기지도부는 연대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전제조건으로는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다.


또한 한상균위원장은 참세상과의 인터뷰를 통해 <<진보재편>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기는 하지만 일단 귀를 다 막고 있다. 민주노총이 그 문제에 대해 어떤 입장도 낼 처지가 못 된다>며 총파업일정과 노동자정치세력화에 대해서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정치세력화에 인위적으로 휘말려서는 총파업동력을 다 잃을 것이라 본다. 노동자와 정치는 뗄 수 없는 관계지만, 우선순위가 있으면 급한 순위부터 일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상균위원장 말대로라면 이번 총파업은 <순수한> 경제투쟁이어야 하는데, <박근혜에 맞선 노동자총파업으로! 박근혜를 멈춰! 오늘 하루 제껴!>라는 정치구호를 제시하고 있어 모순된다. 한상균위원장의 말이 진심이라면 이번 총파업 시작도 하기 전에 김샜다.


민주노총의 총파업만으로는 악랄한 정권과 자본에게서 승리할 수 없다. 광범한 노동자·민중이 한 데 뭉칠 때만이 이길 수 있다. 박근혜·새누리당<정권>과 한판 대격돌을 펼쳐야 하기에, 노동자․민중을 한 데 모을 항쟁의 지도부가 필요하다. 작년 <2.25국민총파업>때는 통합적인 진보정당이 없는 조건에서 이가 없으면 잇몸이라고 <국민파업위원회>를 구성해서 대응하기도 했다. 그래서 총파업투쟁과 노동자․민중정치세력화는 둘이 아니다.


노동자․민중의 힘을 하나로 모아 반드시 승리하겠다면 총파업동력을 잃는다는 그릇된 판단으로 가장 중요한 과제를 외면하며 고립을 자초하지 말아야 한다. 총파업승리를 보장하는 노동자들의 의식화·조직화만이 아니라 총파업을 엄호하는 광범위한 연대투쟁, 나아가 총파업의 목표를 실질적으로 달성하는데 기여한다. 한마디로 노동자·민중정치세력화는 총파업동력을 훼손하는게 아니라 강화한다. 노동자·민중정치세력화의 관건은 하고 안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제대로 하는데 있다. 신임지도부가 이 점에서 무엇이 원칙인지를 다시 성찰하기를 바란다.


진보노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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