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의 파쇼화는 오래전부터 예견된 바다. 다만 이렇듯 <박근혜·정윤회게이트>로 조급히 촉진될 줄만 의외였을 뿐이다. 박근혜<정권>이 <박근혜·정윤회<정권>>으로서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백척간두·사면초가·풍전등화상태가 되니 살기 위해 무슨짓이든 해야 하는 판이 됐다. 당장 죽게 생겼으니 대북카드를 쓰면서 공안카드까지 동시에 써버리는 우를 범하는 거도 무리가 아니다. 일단 뭐든 통할 듯 하면 던지고 보는 식이다. 이를 통해 박근혜·정윤회의 위기의식이 얼마나 심각한가 잘 드러난다.
왜 안그렇겠는가. 닉슨의 <워터게이트>를 능가하는 <박근혜·정윤회게이트>는 최태민·최순실의 존재자체가 핵폭탄급인데 여기에 정윤회자신이 이를 능가하니 말이다. 게다가 설상가상이라고 조응천이 경질된 다음날 박근혜와 정윤회가 만나 이 <게이트>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면 이건 핵분열급이 아니라 핵융합급이다. 그날 <세월>호참사로 수백명의 어린학생이 수장됐기 때문이다. <박·정게이트>와 <세월>호참사가 이렇게 연결된다면 어떤 정권도 살아남을 수 없다. 이럴 때 벌이는 파쇼적 공안탄압은 도리어 자멸만 재촉할 뿐이다.
원래 파쇼화란 독점자본의 바탕위에서 벌어지는 <죽음의 굿판>인데, 외국자본·매판자본천지인 남에서 파쇼화도 기형적으로 벌어진다. 즉, 외세의 꼭두각시로서 군사파시스트나 그에 준하는 민간파시스트가 중간층개량화의 물질적 지반이 없는 상태에서 이데올로기적 조작에만 의존하다보니 온갖 무리가 속출한다. 파쇼악법 보안법과 파쇼기관 정보원, 파쇼적 언론들이 탱크처럼 밀어붙여 만들어내는 파쇼화인 만큼 중간층은 아주 쉽게 반파쇼전선에 합류한다. 그렇게 해서 4.19항쟁·부마항쟁·광주항쟁·6월항쟁이 터졌고 파쇼<정권>은 치명타를 입었다.
또 파쇼화는 경제군사화에 기초해 전쟁으로 나가는 법이다. 헌데 이게 미제와도 맞짱 뜨는 선군의 북이다보니 딱 막혀있다. 실상은 그 정도가 아니고 북이 오히려 미와 남이 움쩍하기만 하면 그길로 통일·반미대전을 벌이겠다 엄포를 놓는 상황이다. 이는 <천하제일강국>목표를 <백두산칼바람정신>방법으로 이룩하겠단 3년탈상맹세모임에서 여러차례 확인됐다. 이러니 안으로도 안되고 밖으로도 막힌 <박·정<정권>>의 파쇼화가 어떤 귀결을 맞겠는가. 안되는 길로 갈 수밖에 없는 처지야 가련하지만 파쇼화·전쟁의 후과를 생각한다면 어쩔 수 없지 않겠는가.
조덕원
*기사제휴 : 21세기민족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