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가 <신의 한수>를 쓰려면 <007작전>을 펼쳐야 할 거다. 김영삼이 금융실명제를 발표했을 때보다 훨씬 더 보안이 강해야 한다. 어떤 측근도 알지 못해야 한다. 비서실장도 마찬가지다. 지금 청와대에 있는 어느 누구를 믿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정윤회를 중심으로 하는 비선조직을 만났는지도 모른다. 미가 조선일보·산께이를 동원해 이 정윤회를 정조준한 거도 바로 여기에 근본이유가 있는게 아니겠는가. 박근혜가 그 문제의 <7시간>동안 이걸 상의하고 있었던 건 아닌지.
북이 박근혜에 대한 실명비난을 자제하고 6.30특별제안까지 했을 땐 그만한 이유가 없을 리 없다. 지금 박근혜의 사면초가에는 미·일로부터의 외교적 고립도 빼놓을 수 없다. 미가 오죽하면 조선일보·산께이까지 동원해 박근혜의 최대약점을 건드리겠는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수단·방법을 가리지않는 미는 박근혜를 뜻대로 조종하기 위해 이런 비열한 수까지 서슴지않는다.
미가 박근혜를 가장 비열하게 궁지로 몰 때, 북은 오히려 생로를 열어주는 이 희한한 모습이야말로 미와 북, 북과 미의 본질이 제대로 드러난 순간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는 과거 김대중이 방북했을 때 열렬히 환호하며 비행장영접까지 나온 북김정일국방위원장과 김대중의 방미때 <이놈(this man)>이라고 기자회견장에서 깔아뭉갠 부시미대통령의 대비와 본질상 같다. 외세가 이런 거고 민족이 이런 거다. 아무리 사고뭉치라 해도 언제라도 돌아올 수 있는 품이 가족이다.
이미 방북경험으로 북을 알고 있는 박근혜다. 선친이 7.4공동성명으로 그 엄청난 통일에너지를 이용한 사실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대박>이란 말을 쓰는 거고, 북도 6.30특별제안때 7.4공동성명을 언급한 거다. 그렇게 해서 미가 조선일보·산께이를 통해 박근혜를 야비한 수로 죽이려 할 때, 북은 오히려 실명비난을 자제하며 통일의 길, 사면초가의 위기탈출의 수를 열어주고 있는 거다. 정말로, 박근혜에겐 절체절명의 상황을 모두 뒤집을 수 있는 <신의 한수>가 주어진 셈이다.
조덕원
기사제휴 : 21세기민족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