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죽은’ 진보당이 ‘산’ 새누리당을 물리치다
산 ‘정희’가 죽은 ‘정희’를 불러내 ‘이명박근혜’를 혼냈다. 1위 검색어 ‘다카키 마사오’는 이정희가 참 잘 했다는 증거다. 친일장교이자 군사파시스트의 딸이 대통령을 하겠다는 데 일격을 가했다. 뿌리도 역사도 속일 수 없다. 유권자들에게 박근혜의 근본이 무엇인가를 확실히 일깨워줬다. 당시 은마아파트30채를 살 수 있는 6억원도 제대로 지적했다. 박근혜가 민족을 위해서 민생을 구한다는 말은 새빨간 거짓이다. 세상 사람들 다 알지만, 자꾸 확인하지 않으면 조중동과 방송사들의 여론조작에 넘어간다.
이정희는 오늘도 KBS라디오에 나와 “저임금층의 대부분은 비정규직이고, 비정규직의 60%는 여성”이라며 박근혜·새누리당의 최저임금인상안반대를 강하게 비판했다. 박근혜의 ‘여성대통령론’이 얼마나 허구적인가를 날카롭게 폭로한 거다. 이정희캠프에서도 ‘다카키 마사오’를 검색한 유권자들의 투표가 간절하다고 호소한다. 박근혜가 소녀가장일 때 6억원을 받았다는 새누리당의 구차한 변명도, 진보당이 ‘28살 소녀가장’이라는 논평으로 단박에 깨버렸다. 이래저래 ‘박근혜저격수’로서 이정희·진보당의 면모가 잘 드러나는 순간들이다.
이정희가 미군철수·보안법철폐·연방제통일에 대해 논하지 않은 건 반박근혜토론을 하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던 듯하다. 정치·외교·통일이 주제였지만 민생·FTA를 중심으로 박근혜의 본색을 파헤친 점이 주효했다고 본다. 당면해서 역시 초점은 ‘이명박근혜’를 반드시 낙선시키는 거고 진보당에 대한 민심의 지지를 회복하는 거다. 그런 점에서 이번 토론은 박근혜가 얼마나 낡고 정신적으로 병든 인물인가를 여실히 밝혀냈으며 남코리아의 미래가 어디에 있는가도 함께 유권자들에게 각인시켰다. 진보당은 단숨에 스스로를 드러내보이며 사실상 유일한 진보정당임을 확인시켰다.
삼국지에선 ‘죽은’ 제갈공명이 ‘산’ 사마중달을 물리친다. 여기에 맞추면 ‘거의 죽은’ 진보당이 ‘산’ 새누리당을 물리친 셈이다. 현지지율로 보면 거의 50배차이다. 실제로는 두세배차이정도일텐데 선거때만 되면 불리한 구도 때문에 늘 이렇다. 부르주아선거의 이 교활한 구도는 사상탄압·여론조작이라는 마녀사냥과 더불어 노동자·민중의 정치세력화, 진보세력의 정치적 성장을 막는 2대악이다. 사필귀정이라고, 그러다가 역사는 항쟁이나 전쟁을 불러 한바탕 청소를 한다. ‘이명박근혜’가 되면 ‘완전히 살아난’ 진보당이 ‘헤매는’ 민주당을 끌어당겨 제2의 6월항쟁을 불러일으키리라 확신한다. 그래서 박근혜가 안되는 거다.
조덕원
기사제휴: 21세기민족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