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과 전쟁의 함수관계
문재인이냐, 박근혜냐? 2주여를 앞두고 다들 지지율에 따라 일희일비하고 있는데, 방식에 따라 천지차이가 나는 조사를 맹신하는 건 참 어리석은 일이다. 대체로 오차범위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고 있고, 결국 투표율이 승부를 좌우할 거니, 특히 젊은층의 투표참여를 최대한 독려해야 한다, 이것이 정답이다. 안철수의 역할도 여기에 있는 거고, 민주개혁·진보세력이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하는 거고, 그래서 실제결과는 여론조사지지율보다 문재인이 더 나오게 해야 하고 또 더 나올 거다. 결론은 이건데, 분석은 좀더 나가야 한다.
1997년대선에서 김대중이 아니라 이회창이 됐으면 어땠을까. 동아시아외환위기에 이은 IMF구조조정, 경제신탁통치는 나라의 자존심만이 아니라 노동자·민중의 삶을 파탄시켰다. 이걸 과연 이회창이 수습할 수 있었을까. 도대체 김대중의 리더십, 최초의 정권교체라는 이벤트가 아니고서 영남의 노동계급과 호남의 농민대중이 개량화, 무력화될 수 있었겠는가. 최근년 반FTA투쟁에 민주당이 나서는 걸 보면 알 수 있듯이, ‘반IMF반이회창’투쟁은 전례없이 불타오르는 민중의 분노속에 항쟁으로 번졌으리라.
그럼 이명박정권의 출범과 그 직후에 미국발금융위기는 뭔가. 뭐가 다른가하면, ‘달러캐리’로 인해 주식·외환시장이 안정돼 적어도 민중은 위기감을 피부로 느끼지 못했다. 민생파탄의 근본원인은 여기에 있지만, 그저 다른 정권처럼 잘못된 정책 때문이라고만 이해됐다. 이명박도 3000조가 넘는 정부·공기업·가계수표의 폭발만 적당히 미뤄놓으면 그만이라 봤다. 그래서 잠잠한 거다. 허나 이걸 박근혜가 맡고 또 터진다면 얘긴 180도 달라진다. 마치 김영삼정권직후 ‘이회창’정권때 IMF위기가 폭발하는 거와 같다. 그러니 이렇게 되겠는가.
더 있다. 결정적인 건, 남의 경제가 너무나 취약해서, 북남간의 교전이 제대로 벌어진다든지, 외국자본이 진짜 전쟁이라는 판단한다든지 하면 그냥 주식시장·외환시장 붕괴된다는 거다. 여기에 수천조부채폭탄마저 같이 터지면 도대체 이건 어떤 정권이 들어서도 감당이 안된다. 약점·무능·부패가 확실시되는 ‘박근혜’정권은 더더욱 불가능하다. 이건 미국과 수구보수세력에겐 최악의 최악의 최악의 상황이다. 여기서 유념해야 할 건, 전면전이든 국지전이든, 경제붕괴든 항쟁촉발이든 사실상 북에게 이니셔티브가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이 박근혜를 당선시킨다는 건 이 리스크를 감당한다는 거다.
북의 역량에 대해선 논할 필요가 없다. 문제는 그 심리와 정서인데, 이게 한계를 넘긴지 오래됐다. 특히 김정일총비서의 서거이후에 남이 너무 잘못했다. ‘최고존엄모독’사건과 반북책동이 극에 달했고 올해 내내 미국과 남의 북공격용 합동군사연습이 벌어졌다. 당연히 북의 대응도 4.23통고, 8.17명령 등 전례없이 극단적으로 나왔다. 언제 어디서 전쟁이 벌어질지 모르는 말 그대로 일촉즉발의 전쟁전야가 오늘 코리아반도의 군사정세다. 여기에 북은 이달 10일에서 22일 사이에 위성을 발사하겠다며 미국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당선으로 맞선다? 장담컨대, 이건 100프로 전쟁하겠다는 소리다.
잘 알다시피, 북은 이미 FOBS·ICBM·SLBM 중 아무데나 실어 미본토에 슈퍼EMP를 날릴 준비를 끝냈고, 미국은 이를 막을 힘이 전혀 없다. 지금 미국·초국적자본이 북과 맞서 전쟁하는 만큼 무모한 일은 없다. 월스트리트가 날아가면 국제금융질서·신용거래가 무너지고 후쿠시마사건의 100배후과가 미국·이스라엘·유럽에서 생긴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이다. 북이 미국에 들이댄 요구사항 중에는 온세계의 비핵화·자주화, 중동에서의 팔레스타인·시리아전문제해결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코리아건이 초점일 수밖에 없다. 그 내용은 대선결과로 곧 확인하게 될 거다. 이번 대선과 전쟁간의 뗄 수 없는 함수관계가 바로 여기에 있다.
조덕원
기사제휴: 21세기민족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