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제작현장의 체불임금이 급속히 불어나고 있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가 20여일에 불과한 기간에 신고받은 사례에서만 업계종사자 120명이 11억원에 달하는 임금을 떼였다.
영상콘텐츠업계 불황과 투자무산으로 임금미지급사태가 확산하고 있으나 임금체불신고를 해도 노동자성을 인정받지 못해 피해구제가 요원한 상황이다.
11일 언론노조에서 <방송산업대규모임금체불고발증언대회>를 열었다.
여기서 공개된 임금체불피해사례는 종합편성채널과 케이블채널부터 중국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유튜브채널까지 다양한 곳에서 발생됐다.
예능프로그램 혹은 웹드라마 제작사가 대부분이었다.
피해규모는 한 제작사에서 많게는 4억4000만원에 달했다. 한 센터에 접수된 사례만을 기반으로 집계해, 실제 방송업계임금체불실태는 더 심각할수 있다는 지적이 따랐다.
김영민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장은 기획·제작·투자·고용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파편화돼 있는 현실, 제작 및 송출 전에는 수익이 창출되지 않는 방송콘텐츠산업의 특성, 글로벌미디어플랫폼의 대두로 커진 불확실성 등을 원인으로 꼽을수 있다, 제작과정에서 경영실패를 스태프들에게 고스란히 전가하거나 임금을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사항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라고 비난했다.
관리·감독을 해야 할 고용노동부가 제 역할을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A씨 등 작가 11명은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에 임금체불진정을 제기하고 간이대지급금을 청구하려 했다.
서울남부지청에서는 <진정인들은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자로 보기 어려워 사건을 종결한다>고 답변했다.
김도하공인노무사는 노동위원회와 법원에서는 계약의 형식이 아닌 실질을 살펴보고 근로자성을 인정하는 추세인데 노동청에서는 계약이름이 용역계약이라는 이유로, 3.3%를 공제했다는 이유로, 취업규칙을 적용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쉽게 근로자성을 부정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윤창현언론노조위원장은 세계적 주목을 받고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는 것으로 알려진 K-산업 밑바닥에는 상습적 노동착취와 반인권이 집대성한 아수라장이라는 점이 확인됐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