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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불법파견 또 인정

18일 서울중앙지법 48민사부(재판장김기선부장판사)는 A씨를 포함해 현대자동차 1차·2차 하청업체 노동자 20명이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현대차가 4명의 노동자에게 고용의사를 표시하라고 주문했다. 정년 도과자와 A씨에게는 직접고용됐을 경우 지급해야 할 임금을 지급하라고 했다. 소 제기 4년7개월 만이다.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 6조의2(고용의무)에 따르면 파견대상이 아닌 업무에 파견을 사용하거나 2년 이상 파견 노동자를 사용하면 직접고용해야 한다.

1차 사내하청 업체에 고용돼 도장업무를 수행한 노동자 한 명을 제외한 19명은 모두 2차 사내하청업체 노동자다. 이들은 현대글로비스와 도급계약을 맺은 회사에 고용돼 서열·불출 업무를 담당했다. 서열지나 서열 모니터에 표시된 서열 정보를 보고 부품을 선별해 규격 용기에 적입하고 바코드 리더기로 검수하는 서열 노동자는 불법파견이 인정됐지만, 불출업무는 인정되지 않았다. 불출업무는 납품용기를 조립라인에 가져다 놓고 빈 용기를 회수하는 작업이다.

원고법률대리인은 <자동차 생산의 모든 공정은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라는 완성품을 생산하기 위해 컨베이어 시스템으로 연결돼 진행된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비정규직지회는 이날 법원 선고 직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판결을 내린 재판부를 비판했다. 김수억 비정규직 이제그만 1천100만공동행동 공동소집권자는 <2010년 이후 12년 동안 파견이 엄격하게 금지된 제조업에서, 그 제조업을 대표하는 현대차·기아에서 무려 35차례 불법파견 판결이 있었는데 기업은 한 차례도 처벌되지 않았다”며 “재벌에 면죄부를 준 사법부를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홍선 울산 현대자동차비정규직지회장은 <불출업무를 불법파견으로 인정한 법원도 있다>며 <이 재판부는 확대·임의해석을 하며 있는 증거 그대로 판결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기호 변호사(민주노총 법률원장)는 <서열지 서열업무를 했으면 파견이고 서열업무 안 하고 불출업무만 하면 파견이 아닌 것으로 본 것 같다>며 <같은 재판부에서 이전에도 나왔던 판결과 같은 판결로 재판부 성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변호사는 <같은 업체, 같은 공장, 같은 공정인데 어떤 업무를 했느냐에 따라 파견이다, 아니다 하는 것은 이해가 잘 안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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