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하는전쟁. 전쟁은 흔히 이 <말전쟁>으로 시작한다. 그러다가 총으로하는전쟁 <총전쟁>으로 비화된다. 그러니 <말전쟁>은 <총전쟁>의 전초전인셈이다. 물론 이 <말전쟁>이 모두 <총전쟁>으로 비화되는건 아니다. <말전쟁>에서 끝날수 있는거다. 그럼 다행이다. 문제는 <비화의가능성>이다. 자동차사고날 확률이 몇프로기에 보험을 드는가. 지금 코리아반도에 <총전쟁>이 터질 확률은 몇프로인가.
김명길북대사가 베이징을 경유하다가 만난 기자에게 <이번 회담은 역스럽다>·<회담이 진행되느냐 마느냐는 미국측에 물어보라>며 <미국이 준비가 제대로 되지않으면 그 어떤 끔찍한 사변이 차례질수 있겠는지 누가 알겠느냐>고 엄중히 경고했다. 그래서 지금 남언론들은 <끔찍한사변>이 뭐냐고 난리다. 일단 역겹다, 끔찍하다는 말의 어감부터가 강하다.
전쟁을 막기 위한 협상이 깨졌을때 벌어지는 <끔찍한사변>이 뭐겠는가. 북은 매우 상식적이다. 전쟁-협상-다시전쟁은 인류역사에서 수없이 반복해온 끔찍한 패턴이다. 협상의길을 가기전의 전쟁분위기와 협상의길을 가본후의 전쟁분위기는 질적으로 다르다. <다시전쟁의분위기>는 <외형상낡은것으로의복귀>라는 부정의부정의단계처럼 겉으론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로 질은 완전히 달라진 상태다. 뭐가 달라졌겠는가.
북은 오랜세월의 북침전쟁위협을 더이상 인내하지않겠단 뜻이 확고하다. 지난해와 올해에 추진해본 평화적해법이 실패로 돌아가 비평화적해법의길, <새로운길>로 접어들때의 마음가짐이 이전과 판이하게 다르다. 평화적해법이 불가능하다는게 확인된만큼 비평화적해법이 전격적으로 단호히 취해질, 사변이 일어날 가능성이 수직상승중이다. 포병국장이 총참모장이 되고 작전총국지휘성원들이 바뀌었으니, <총전쟁>보다 <포전쟁>이 더 어울리겠다.
*기사제휴:21세기민족일보